나도 낡고 신발도 낡았다
누가 버리고 간 오두막 한 채
지붕도 바람에 낡았다
물 한 방울 없다
아지 못할 봉우리 하나가
햇볕에 반사될 뿐
鳥類도 없다
아무 것도 아무도 물기도 없는
소금 바다
주검의 갈림길도 없다.


                                                         「소금바다」
                                                           김종삼 『김종삼 全集』(청하, 1995)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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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은 무화과 이파리 위 한낮의 햇살도 낡게 하고 텅 빈 서점 가지런한 책들의 글자들 짚어가며 지나
가던 손가락을 낡게 한다. 그리하여 삶이여 인생이여 그 낡은 대지 위에 거느린 오랜 추억만이 지난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 갈림길도 없는 정갈하고 고요한 질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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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좀이 2012.09.15 15:40 신고

    시가 참 아름답네요.
    바다를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바다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coolpoem님, 머리 속까지 시원해지는 상쾌한 주말 보내세요^^

    • coolpoem 2012.09.15 15:59 신고

      네, 바다 너머 눈이 가 닿지 않는 미지, 건너갈 수 없는 불가능함. 그런 것들이 그런 느낌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닌가 싶네요. 좀좀님도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근데 여긴 지금 너무 더워서요 ㅎㅎ

  • 솜다리™ 2012.09.15 17:21 신고

    소금바다라...
    좋은글...멋진 사진..잘보고 갑니다~

  • 블랑블랑 2012.09.16 22:10 신고

    사진도 좋고 시도 넘 좋네요! +_+

  • 해우기 2012.09.17 14:02 신고

    소금바다....

    글이 참 좋네요....

    엉뚱할지 몰라도..염전이 계속 보고싶던 중이었는데...ㅎㅎ

    • coolpoem 2012.09.25 15:53 신고

      음...강원도엔 염전이 없겠죠? 갯벌이 없으니...예전에 한 번 가본 기억이 있어요, 곰소염전...

  • 2012.09.18 19:32

    비밀댓글입니다

    • coolpoem 2012.09.25 15:55 신고

      그 무화과는 타르트가 된 그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전히 방황 중이신가요. 보고도 없이 뱅접시가 업그레이드된 것은 아닌가 심히 의심이 듭니다만...

    • 2012.09.26 16:56

      비밀댓글입니다

    • coolpoem 2012.09.27 16:43 신고

      흠...뱅접시로 달리고 오셨군요. 그리 멀지 않았을 지도 혹은 지나쳤을 지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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