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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정원

사진 없는 글

사람을 길게 만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지쳐있었다고 해야하겠지만 

결국 개인의 정체성의 시작은 스스로의 근원에서 시작하는 것.

나를 볼 수 있는 건 거울을 통해서이듯 그 정체성을 확인하고 다양하게 색을 입히며 

그 색이 어떻게 빛나는 가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는 타인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녹음해 들은 내 목소리가 내가 듣던 것과 사뭇 다른 것에 놀라듯, 

내가 이해하고 규정한 나는, 내가 투사하고 싶은 욕구에 대한 반향일 뿐.

설사 그것이 나라고 해도 극히 일부분의 모습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했다.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다양한 경우에 비치는 나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내가 그대를 그리고 그 뒤의 커다란 세상을 이해하는 길이라는 것을...

 

비가 주룩주룩...며칠 동안 오락가락 내린다. 또 홍수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이 한밤중에도 주룩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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