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 같은 복도입니다. 그런 복도라면 나는 복도 위의 복도와
   복도 아래의 복도를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대걸레를 밀며 달려갔다 달려
왔지요. 그런 복도라면 어느 쪽도 이쪽이어서 우리들은 계단을 함부로 오르내렸지요.
   여자애가 화장실에서 치맛단을 접고 나올 때는 말입니다. 무릎이 보일 듯 말 듯 했지
만요. 이쪽과 이쪽 사이에서 못 할 말이 뭐 있겠습니까?  우리는 생각보다 참 욕도 잘했

   참 쉽게 웃기도 잘했습니다. 창문에 붙어서 우리는 창문만 닦았고, 그런 복도라면 우
리는 복도 위의 복도와 복도 아래의 복도에서 창문만 닦았겠지만,
   정말 뭐가 더 잘 보였겠습니까? 어쩌면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같은 복도입니다.


                                      「입맞춤 - 사춘기 2
                                        김행숙 詩集『사춘기』(문학과지성,2003)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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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f Statues, The Kiss
원본은 Alfred Eisenstaedt의 사진, 
"The Kiss(1945)"

두번 째 ● My Lady D'arbanville by Cat Stevens (그리운, 오래 전의 Yusuf Is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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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듀이트 2013.04.24 17:17 신고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 coolpoem 2013.04.27 15:00 신고

      감사합니다. 어듀이트님도 행복한 주말되세요...

  • 솜다리™ 2013.04.25 08:47 신고

    입맞춤의 설레임과 사춘기... 참 잘 어울리는 단어들이내요^^

  • 세르베티 2013.04.25 09:10 신고

    오늘도 멋진사진과 글 잘 보고갑니다.
    회사라 음악은 못들어서 아쉽네요.. ~~
    집에가서 꼭 듣겠습니다. ㅎㅎ

    • coolpoem 2013.04.27 15:02 신고

      들어보셨나요? Morning Has Broken, Wild World, Peace Train 등이 유명하긴 한데 전 이 노래가 제일 좋아요~

  • 소심한우주인 2013.04.25 10:13 신고

    봄에 어울리는 포스팅이네요. ^^

  • 2013.04.26 19:27

    비밀댓글입니다

    • coolpoem 2013.04.27 15:07 신고

      몇 개 있어요. 타임스퀘어에도 있고요. 25ft 짜리 동상인데, Seaport Village 근처 USS Midway Museum 옆에 있어요. 언제 생긴지는 모르겠네요.

      학교는 학교가 아닐까...그 복도가 그 복도가 아닐까...그립기는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 capella 2013.04.27 11:29 신고

    저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르네요
    복도를 마구 뛰어다니고 바람만불어도 까르르르 웃던시절이요 ㅎㅎ

  • mooncake 2016.03.13 01:18 신고

    사진이랑 글이랑 노래랑 다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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