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극장

조금 넓어진 액자

 

 


281.
오래전에 너를 만났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이 너였을 지도, 북경의 경산공원 정자 앞에서 땀에 젖은 옷을 말리고 있던 사람이, 런던의 페딩턴 역앞 지저분한 전화부스 앞에서 길을 묻고 있던, 부석사 입구에서 좌판에 깔린 옥수수를 고르고 있던 사람이, 샌프란시스코 유니온스퀘어 앞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던 사람이 너였을 지도 모른다. 빽빽한 공기의 밀도만큼 그 두꺼운 거리가 그 인지의 거리를 사로잡았던 것이리라.



384.

허공에 떠도는 말들. 존재의 불안에 대한 수다스러운 방어기제. 무언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또 그것으로 재단을 받고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다.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쉬이 상하지도 흩어지지도 않는 반듯하고 단단한 말들...

 

199.

浸潤, 오래전 나는 조금은 더 정직하고 조금은 더 현명하고 조금은 더 나를 인식하고 조금은 더 나를 완성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비가 오던 London, 이층 버스 안에서...

 

'마음의극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한 안식에 대한 독백  (10) 2014.12.09
A Summer Place  (8) 2014.07.12
이정표  (6) 2014.06.16
어둠과 그늘의 기억  (6) 2014.04.15
우정.2  (12) 201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