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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곳에 다녀왔다 - 블랙 힐스, 사우스 다코타 (프롤로그) 결 나무는 나무라서 나무다 나무라서 나무는 나무가 된다 나무라는 나무는 모든 나무의 나무다 나무는 나무라서 나무이며 그래서 나무의 나무는 나의 나무다. 나무는 나무가 되기 위해 담아둔 시간들을 모아 결을 만든다. 사람도 그러하다. 오랜 시간동안의 기쁨과 고통과 슬픔과 분노의 모든 감정들이 쌓여 마음의 결이 된다. 여행은 그런 마음의 결에 햇볕은 주고 바람을 주는 일이다. 너무 단단해진 그 결에 다시 빛을 주고 숨을 쉬게 해주는 일, 그래서 나는 여행을 간다. 길 바람의 길, 나는 너의 길을 세워주고 싶었다. 네가 스스로 허물어뜨린 그 시간이 푸른 빛으로 불타오르고 있을 때 나는 조용한 화형의 시간을 기다리면서 너를 기억하기로 했다. 그 푸른 기억이 슬픈 그림자처럼 나를 배회하지 않고 그저 단단한 시간으로.. 더보기
이정표 가끔씩 우두커니 이정표 앞에 서서 어디로 가야할까 생각해야할 때가 있다. 그것은 온전한 나를 그리는 시간,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의미들을 위해 서성이는. 나는 어디에선가 나를 잃어버렸다, 지금의 나는 어느 곳에서 흘러온 이기와 모순, 차마 눈을 뜨고 바라보기 힘든... 부끄러운 시간이다, 이제 이렇게 이정표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차가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대들의 시간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을 뿐, 그런 의미. 지난 봄 @ Oxford, UK 두번 째 ● 산울림, '너의 의미' (산울림 10집, 1984) 더보기
기억할 만한 지나침 - 또 다른 순례.3 런던 4일차. 아직도 시차적응중. 내일은 Abingdon으로... Day 1: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 - 밀레니엄 브리지(Millenium Bridge) - 테이트모던(Tate Modern) - 런던브리지(London Bridge) - 타워브리지(Tower Bridge) - 런던탑(Tower of London) Day 2: 소호(SOHO) -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Day 3: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 - 노팅힐(Notting Hill) - 포토벨로마켓(Portobello Road Market) - 켄징턴가든(Kensington Gardens) - 피카디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 - 트라팔가 광장(.. 더보기
Utah State Capitol - 또 다른 순례.2 도착하는 날엔 흐리고 비가 왔는데 며칠 동안 날씨가 맑다. 생각보다 작고 조그만 이 도시는 한적하고 서늘하다. 여기서 살아도 좋을까. 추운것만 빼면 아름다운 곳인데 멀리 보이는 커다란 산들과 눈과 구름들의 풍경은 다른 느낌을 가져다 주기 충분했다. 안녕, 소금 호수 도시. 언젠가 다시 기억을 하겠지, 지금 이 시간들을... @ Salt Lake City in February 더보기
길 위에 서서 - 또 다른 순례.1 때로 낯선 곳에 서있게 될 때, 문득 내 모든 날들의 기억들이 압축되어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가졌던 모든 이기와 오만들로 얽혀진 나의 다른 얼굴들...변하거나 변하지 않거나 그것은 언제나 나였고 나일 것이다. 내가 변했다면 변하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의 기억에 그렇게 못박혀 있을 것이므로, 모든 존재의 의미는 단절적이다. 모든 것이 지는 이 자리...그 어디쯤에서 매듭을 지을 수 있을까, 어떤 길 위에서... @ Salt Lake City on February 더보기
겨울 여행 - 後記 ▲ Danish Bakery house. 5년 만에 들린 Solvang. 낯선 이방인의 눈으로는 별로 달라진 걸 느끼진 못했다. 언제나 스쳐지나가는 시간들은 그런 모습이다. 거기에 그 시간들을 묻어두고 왔다. ▲ 1912년부터 덴마크인들의 이주로 만들어진 Solvang의 거리. 르네상스나 바로크식 보다는 로코코 스타일에 좀 더 가까운 그런 모습들이다. ▲ Solvang. 오래된 나무들은 세월을 이야기해준다. 길은 그 나무를 안고 지나간다. ▲ 아침 안개가 자욱이 끼어있던 Bixby Creek Bridge. 안개의 길을 따라 다리가 사라지고 있었다. ▲ 남부 유럽 느낌의 어느 해안... ▲ Lake Tahoe. 겨울산과 겨울 호수, 눈덮인 백사장. ▲ Lake Tahoe. 89번 국도 Emerald Bay.. 더보기
겨울 여행 - 始作 5년 만에 들린 Solvang. 길다란 기억을 따라가는 겨울 여행의 시작... 더보기
Death on flowers 죽음과 꽃과 여인... 언제나 삶과 죽음의 경계가 종이 한 장만큼이나 얇다고 하지만, 그 가느다란 경계는 커다란 낭하와 같다. 지난 여름 @ Beijing 798 예술구 더보기
그곳에 다녀왔다 - Sedona Desert Botanical Garden, Phoenix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이 사막식물원은 5만종 이상의 사막기후 식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마침 식물원을 방문했을 때는 유리공예작가, Dale Chihuly의 작품들을 선인장이나 다른 식물들과 전시를 하고 있었다. 유리에 얼굴을 다쳐 왼쪽 눈을 실명한 탓에 항상 검은 안대를 하고 있는 이 작가의 작품들은, 언제나 원초적인 생명의 힘들을 보여준다. 좀 더 자세한 작품들은 여기 이번 여행에서의 백미는 Flagstaff의 겨울과 Sedona와 Oak Creek의 가을과 Phoenix의 여름을 통과하던 일주였다. 계절의 터널을 타고 지나가는 경이(驚異), 그 하루. 더보기
늦가을 여행 Courthouse Butte @ Sedona on November 연례행사...추수감사절 여행. 이번엔 Arizona 중남부 일주, Phoenix, Sedona, Oak Creek, Flagstaff... 더보기
그가 순례를 떠난 날 - 서울, 어느 하루 북경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한국, 서울, 8월, 어느 하루, 늦은 여름.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기운이 들었지만, 여전히 더웠다. 몇 가지 볼일들과 함께 한 서울에서의 마지막 순례... 삼청동 - 팔판동 - 소격동 - 사간동 - 경복궁 - 통의동 - 창성동 - 통인동 - 체부동 - 사직동 - 남대문 - 종로 - 동선동 더보기
그가 순례를 떠난 날 - 북경, 어느 하루.2 둘째날은 전날의 무리로 인해 좀 늦게 나왔다. 돌아다닌 장소는 두 군데지만(두군데가 너무 넓었다), 그래도 결국 7시간의 도보... 더 이상은 무리다,라는 생각... 천단공원(天壇, 텐탄궁위안) - 798 예술구(치쥬바 이수취) 천단공원, 기년전(祈年展) - 명, 청때 중국의 군주가 제천의식을 행하던 도교제단. 고대규모로는 가장 큰 제단이며,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 2006년 대대적인 복원/보수공사를 감행, 중국은 완벽히 복원된 세계 최대 재단이라 하지만, 직접 본 바로는 복원이라기보단 보수에 가깝게 진행되에 옛 정취와 느낌은 찾기 힘들다...아, 그 지나치게 덧칠된 처마며 기년전의 내부들... 한 가지, 황제는 기년전에는 가지 않고 원구단에서 제의만 치렀다. 황궁우(皇穹宇)에서 기년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