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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삶의 존엄과 실존의 사이, 영화 <Nomadland>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쉬지 않고 하루하루 종종 걸음으로 소리없이 다가가고, 지나간 날들은 어리석은 자들에게 티끌의 죽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비추어 왔구나. 꺼져라, 꺼져, 덧없는 촛불아! 인생이란 기껏해야 걸어다니는 그림자, 잠시 주어진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뽐내고 으시대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영영 사라져 버리는 가련한 배우, 그건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 요란한 소리와 노여움에 가득 찼지만 뜻이라곤 아무 것도 없다. - 멕베드, 5막 5장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는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한다. 어떤 의미에서 삶을 목적과 주관적 가치를 결정하고 '나'의 존엄을 유지하며 살아가야할 동기부여를 만든다. 거기에는 몇 가지 요구사항이 따르는데 그런 삶의 방식에 대한 결정이 도덕적이며 불법.. 더보기
斷想 - 그림과 음악과 詩와 영화 이야기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de Goya) 프란시스코 고야. 18-19세기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의 스페인 화가. 삶의 밝은 세상과 어두운 세상을 고루 살다간 사람 혹은 巨人. 궁정화가 시절의 그림에는 밝고 환한 인물들을 통한 삶의 환희와 즐거움이 가득한 그림을, 콜레라로 청각을 잃고 프랑스 대혁명, 스페인 독립 전쟁 (혹은 반도전쟁, Peninsular War)를 거치며 어두운 세상을 표현하던 검은 그림들 연작을 만들던 삶을 살았다. 얼마전 '스페인의 영광'이라는 전시회에서 고야의 'The Black Duchess'라는 그림을 본 후로 한동안 그의 그림과 삶과 스페인의 역사를 살펴보았고 그리고 그의 그림에 영감을 받은 사람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엔리케 그라나도스(Enrique Granados.. 더보기
500일의 썸머 500일의 썸머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Marc Webb 감독의 2009년 로맨틱 영화. 톰(조셉 고든레빗)과 썸머(조이 데셔넬)의 사랑이야기. 영화는 아래와 같은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한 소년이 소녀를 만나는 이야기다. 하지만 당신은 이것이 사랑 이야기가 아님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뉴저지 주 마게이트 출신인 톰 핸슨은 운명적인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믿음 속에서 성장했다. 이는 우울한 브리티시 팝을 너무 어린 나이에 접하고, 영화〈졸업〉의 내용을 완벽하게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 썸머 효과(Summer Effect), 썸머가 거주하던 지역에 일어난 각종 효과들, 예를 들어 썸머가 졸업앨범에 적어놓은 스코트랜드 밴드 'Be.. 더보기
Kodachrome, 아날로그에 대한 송가 코다크롬(Kodachrome) 코다크롬(Kodachrome), 1935년에 출시된 이 필름은 단종될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Brand의 Film이었고 감색법(Subtractive color method)을 사용한 최초의 외형 발색식 칼라 포지티브 필름이었다. 코다크롬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사진 기술력의 예기치 못한 발전”의 결과라는 평을 받았는데, 코다크롬은 예외적으로 사진 재현력의 최고 수준을 전반적인 컬러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성취했기 때문이다. 코다크롬의 발매 다음 해인 1936년 독일의 아그파(Agfa)사가 아그파컬러-누(Agfacolor-Neu)라는 컬러슬라이드 필름을 내놓았고, 코닥 역시도 1942년에 코다칼라(Kodacolor)라는 칼라네거티브 필름을, 1946년에는 엑타크롬(Ekta.. 더보기
일요일의 노래 환한 오후의 햇살 속, 고요한 노래들... 햇살이 따가운 3월의 마지막 주 밀린 영화보기 약먹고 낮잠자기 Jo Stafford | No Other Love (Movie 'The Master' OST) Evgeny Kisssin | Frederic Chopin, Etudes Op.10 No.3 In E "Tristesse" - 'No Other Love' Sampling Song Arne Domnerus, Gustaf Sjokvist | Aniphone Blues (Movie 'The Two Popes' OST) 더보기
고요의 조화를 찾아서, 영화 <the SOUND of SILENCE> 도시의 거리들, 건물들, 자동차들,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들로 우리의 공간은 꽉 차있다. 그것은 마치 그 모든 소리의 진원지들이 일제히 우리에게 총구를 겨누어 그 온갖 소음들로 우리를 사격하는 것과 같다. 밤이면 건물들과 광장들과 자동차들이 불빛들로 들어올려지고 높이 떠 올라있는 도시에서 우리는 그 소음들과 함께 부유한다. 그리고 그 부유가 잦아들 새벽, 지친 소리들이 잠시 쉬고 있는 그 여명의 시간, 잠깐 동안 침묵과 그 침묵이 헌사한 고요가 찾아온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 피터 루시안(Peter Lucian). 그의 작업은 사람들의 집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음들을 평가하여 불안, 우울, 피로의 원인을 찾아 사람들에게 고요의 평화를 찾아주는 직업, 하우스 튜너(House Tuner)다.. 더보기
The Irishman (2019) 마틴 스코세시 감독의 2019년 영화, The Irishman. 영화는 찰스 브랜스의 논픽션 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한 노동운동가이자 전미트럭운송노조인 팀스터스 (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s)의 노조위원장이었던 지미 호파(Jimmy Hoffa)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20세에 트럭운전노동자 파업에 참여하면서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협상력으로 노동자들의 우상이 되었으며 팀스터스의 위원장이 되면서 10만명의 노조를 230만명으로 키울만큼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문제는 그의 목표가 노동자들의 권익향상보다는 노조의 이익을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노조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면 마피아와 손잡을 만큼 불법적인 행위를 서.. 더보기
세상을 바라보는 일곱가지 시선, 그 중의 비극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너무나도 유명한 찰리 채플린의 전언.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라는 말. 다른 의미에서 삶의 굴곡은 순간의 비극, 절망과 괴로움을 이겨낸 희극이라는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다. 힘들었지만 결국 그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낸 사람들의 후일담의 형식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미화된 시간의 굴곡은 결국 인생은 희비극이라는 명제. 연극의 종류에는 비극(Tragedy), 희극(Comedy), 희비극(Tragicomedy), 소극(Farce), 통속극(Melodrama)이 있고 이 연극의 종류는 결국 삶의 여러 형태들의 장르화인 것이므로, 연극에서 보여지는 우여곡절과 기승전.. 더보기
Her (2013)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감독의 영화, Her (2013). 실체가 있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 테오도르(Theodore)가 실체가 없는 사만다(Samantha)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관계와 사랑을 알아가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 아름다운 호야킨 피닉스(Joaquin Phoenix). 스칼렛 요한슨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영화 'Lost in Translation'의 샬롯(Charlotte)을 생각나게 하기도 했다. 영화 내내 비치는 눈부시게 따뜻한 노란 빛과 테오도르의 붉은 옷의 부드러운 조화가 아름다웠던 영화. The way to love her what never loved anyone. I’ve never loved anyone the way I loved you. K.. 더보기
영원한 안식에 대한 독백 218. 세월도 지고 장미도 지고 이젠 이곳에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무언가 말을 할 수 있었을 텐데...그러지 못했다. 또 그렇게 시간이 스쳐가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삶은 직선이다. 단 한 번 교차하는...그래서 두 번의 우연은 아름답지 않다,고 중얼거린다. 그렇게 우두커니... 175. Random Thoughts, for Valentines day, 2004. The day's a holiday invented by greeting card companies, to make people feel like crap. I ditched work today. Took a train out to Montauk. But I don't know why. I'm not an impulsive person. I.. 더보기
A Summer Place 258. 문득 뒤를 돌아보았을 때 거기 서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우,연,한, 부드러움. 그런 고요하고 부드러운 적막이 그대 곁을 휘돌고 있으면 좋겠다. 바람도 없고 소리도 없는 그 먹먹함처럼... 118. 浸潤. 또 다른 파도가 올거야. 파도는 넘어서 또 무엇이 따라올까. 언제나 저 너머의 일들은 알 수 없는 무지의 불안과 염려를 넘실넘실 밀고온다.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딱.딱. 구두 뒷굽을 부딪히며 소리를 내보자. 어디쯤 내가 있는지 가늠할 수 있도록. 128. 또 쫓기는 꿈을 꾼다. 심약한 마음의 문제겠지만 또 다른 문제는 나를 겨냥하는 과녁. 이리저리 숨어도 나를 정확히 겨냥하는 그 집요함에 몸을 둘 곳이 없다. U턴. 더 이상 되돌아 갈 곳이 없다. 그 과녁을 향.. 더보기
두 편의 영화 가끔 들르는 도서관에서 근간에 빌려본 두 편의 영화. Dear Hunter(1978, Michael Cimino)와 Taxi Driver(1976, Martin Scorsese).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보고파 빌려본 영화였는데 알겠지만 주인공이 모두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베트남 전쟁에 대한 고찰이 그 기저에 깔려있는 영화들이지만, 감독의 성향 만큼이나 느낌은 많이 다르다. 디어헌터에서의 러시안 룰렛이 예전의 충격만큼 극적이지 않았고, 전쟁 장면은 조금 조악한 느낌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 기저에 깔려있는 우울함과 쓸쓸함...전쟁의 후유증이 인간의 존재성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는 지 알려주고 있는 디어헌터보다 그 후유증이 사회계급의 모순과 만났을 때 어떻게 폭발하는 지 한 걸음 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