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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poem

강아지풀 너의 말이 그렇게 뚝, 뚝, 흘러내렸다 금방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하늘 뒤로 강아지풀 어깨를 들썩거린다 바람이 분다 그렇게 흩날리는 시간 너머 조그만 속삭임만 남아 이 시간을 기억하겠지 강아지풀 가느다란 이삭만큼 조그만 숨결, 바람 사이에 남겨둔 그 기억을 더보기
漢山寺 연속된 처마의 무늬들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찍은 사진들 중, 이것 한 장. 漢山寺 @ 지난 5월 다시 다녀온 Suzhou 더보기
결 혹은 은어림 오후의 환한 빛이 내려앉은 호수, 물, 결 따라 빛나는 햇살. 그 인상은 이렇게 부옇고 환하고 눈부신 것, 게슴츠레 뜬 눈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결, 켜켜히 쌓인 일정한 무늬, 그 결, 물결, 마음결. 그렇게 눈부신 것. 가득 내 안에 있으면 좋겠다, 기쁨과 슬픔이 영원히 함께 반짝거리는 그 고요하고 밝은... 두번 째 ● No Regets (Non Je Ne Regrette Rien) by Edith Piaf 지난 글, 파니 핑크 혹은 인생을 배우는 열가지 방법 중의 하나,에도... No! No regrets No! I will have no regrets All the things that went wrong For at last I have learned to be strong No! No r.. 더보기
무위 무위(無爲)...아무 것도 하지 않음. 즐거움을 찾아 '무엇'을 할 때만 즐거운 것은 아니다. 일을 하지 않아도, 운전을 하지 않아도, TV를 보지 않아도, 가만히 있는 나에게 찾아오는 햇살과 바람과, 부드러운 음악과, 커피가 있는 오후...그런 고요한 즐거움. 그 때 흘러나오던 노래~'S Wonderful by Diana Krall 더보기
물이 흐르는 곳, Suzhou.2 졸정원 다음, 주말 둘째 날 간 곳은 Tiger Hill, 虎丘塔(호구탑). Suzhou에서 다녀본 곳 중 제일 아늑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해발 40m의 높이의 언덕에 위치한 호구탑은 높이는 48m 정도. 요즘은 신흥지구에 까마득히 높은 빌딩들이 많이 들어차있지만, 40m의 언덕이 Suzhou 시내에서 제일 높은 곳이니 거기에 48m의 높이의 탑이 서있으니 왠만한 곳에서는 호구탑이 보인다. 호구탑이 있는 자리는 춘추시대(기원전 770년 - 기원전 476년)의 오나라 행궁 자리였다. 오월동주(吳越同舟),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사자성어가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고. 그 춘추시대의 오왕, 합려가 죽은 후 그 아들 부차가 아버지의 무덤을 만들었는데 장례를 치른지 3일 뒤 흰 호랑이가 무덤 위에 걸터 앉아 있어, .. 더보기
흰 바람벽이 있어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五十燭(오십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않어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 더보기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 더보기
서울, 가을, 2011 YMCA 앞. 정말 많은 사람들을 이 앞에서 만났다. 정작 YMCA 안에는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다... 사철탕 간판에 가려버린 가게, 우미식당. 조용한 항아리 수제비, 비오는 날, 이층 작은 창문가에서 창 밖을 보며 먹던 수제비... 인사동 넘어가는 골목길. 만사형통 민물장어. 저기가 예전에는 다른 가게였는데 잊었다. 많은 것이 변한다. 자리를 지킨 다는 것. 변치않는 다는 것. 상투와 댕기. 찌그러진 주전자들, 막걸리, 동동주...... 누군가의 우정이, 추억이, 술취한 사랑이 흘러다녔을 골목, 그 밤, 때론 돌아가고 싶은, 다시 시작하고 싶은 그 날의 밤, 골목... 더보기
물이 흐르는 곳, Suzhou 지난 3월, 봄에 중국, Suzhou(蘇州)에 다녀왔다. 주말 첫날, 졸정원-다운타운-평강로를 돌아봤다. 먼저 졸정원(拙政园). 약간의 역사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정보들은 많은데 조금씩 잘못된 부분들이 있어 간략하게 다시 정리했다. 한국 위키백과에도 update... 졸정원(拙政园, Humble Administrator's Garden). Suzhou 4대 명원 중의 하나이며 중국 강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중의 하나. 당나라 때 륙귀몽(陸龜蒙, Lu Guimeng)의 개인 사저였고, 원나라 때는 다홍사라는 절이 되었다. 1510년 명나라 때 왕헌신(王獻臣,Wang Xiancheng)이 절을 사들여 개인 정원으로 바꾸었다. 왕헌신의 친구이자 명대의 유명한 화가인 문징명(文徵明, Wen Zhengming.. 더보기
비가.2 - 붉은 달 1 그대, 아직 내게 무슨 헤어질 여력이 남아 있어 붙들겠는가. 그대여, X자로 단단히 구두끈을 조이는 양복 소매끈에서 무수한 달의 지느러미가 떨어진다. 떠날 사람은 떠난 사람. 그대는 천국으로 떠난다고 장기 두는 식으로 용감히 떠난다고 짧게 말하였다. 하늘 나라의 달. 2 너는 이내 돌아서고 나는 미리 준비해둔 깔깔한 슬픔을 껴입고 돌아왔다. 우리사이 협곡에 꽂힌 수천의 기억의 돛대, 어느 하나에도 걸리지 못하고 사상은 남루한 옷으로 지천을 떠돌고 있다. 아아 난간마다 안개 휘파람의 섬세한 혀만 가볍게 말리우는 거리는 너무도 쉽게 어두워진다. 나의 추상이나 힘겨운 감상의 망토 속에서 폭풍주의보는 빠라처럼 날리고 어디선가 툭툭 매듭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내가 떠나기 전에 이미 나는 혼자있다. .. 더보기
서울, 봄, 2012 예전 서울역 앞을 지나다. 오래전 여기서 기차를 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어떨 때는 기억이 기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막다른 길로 들어섰다. U턴 표시가 없으면 돌아나갈 수 없는 것일까. 삶에도 이런 표시가 있으면 굳이 돌아 나오는 수고를 덜 수도 있을 텐데... 골목은 핏줄, 집들과 집들을 숨쉬게 한다. 그리고 그 골목으로 사람들이 흘러다닌다. 누구나 찍었을 철든놈 간판. 언어의 유희는 허파와 쓸게 중간쯤을 간지럽히는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그쪽이 가려워지기 때문이랄까... 비좁은 골목은 볕이 잘 들지 않는다. 집들이 가진 마음의 그늘. 때론 이렇게 비좁은 사이가 편안해질 때가 있다. 나를 꽉 안아주던 그 시작을 기억하게 해주거든. 계단은 두 가지 감정을 전달한다. 정갈한 .. 더보기
발작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만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奇蹟 아녀 「발작」 황지우 詩集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문학과지성, 1998) 中에서 ************************************************************************************************** 삶의 모습들, 어느 한 꾸러미로도 묶을 수 없는 '엄청한 다름'이 세상을 다르게 하는 힘이다. 당신은 나와 다르다 그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그 아름다운 일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