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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月의 단상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2월의 詩: 사랑법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 피지 말고 그러므로 ​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사랑법」 강은교 詩選集 『풀잎』(민음사, 1974) 사랑 속에는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이 있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바다에서 태어났고, 그 바다는 침묵의 대지이다. 커다란 침묵의 힘, 언어의 충만함의 근원.. 더보기
그곳에 다녀왔다 - Guadalupe Mountains National Park 과달루페 국립공원(Guadalupe Mountains National Park)은 과달루페 산맥의 끝자락, 텍사스 주 서쪽 뉴멕시코주와의 경계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며, 텍사스에 위치한 2개의 국립공원 중 하나이다.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화려하진 않은 소박한 느낌의 공원이지만, 평탄한 주변에서 우뚝 솟아있는 과달루페 산맥은 나름의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El Capitan, The Captain. 8058 ft (2464m)로 텍사스에서 10번째로 높은 봉우리. El Capitan 왼쪽으로는 Slat Flat이라는 소금사막이 펼쳐져 있는데 1692년 소금사막의 소유권을 놓고 El Paso Salt War라 불리는 지역 주민과 텍사스 레인져스간의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켈리포니아에 있.. 더보기
1월의 詩: 지금 여기가 맨 앞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 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 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 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 기억 그리움 고독 절망 눈물 분노도 꿈 희망 공감 연민 연대도 사랑도 역사 시대 문명 진화 지구 우주도 지금 여기가 맨 앞이다. 지금 여기 내가 정면이다. 「지금 여기가 맨 앞」 이문재 詩集『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 2014) 오늘은 어제의 내일, 그리고 나는 지금 노을이 지는 여기, 오늘에 있다. 오늘은 오늘이고 또 내일이니까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내가 아니며 또한 나이기에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허공에 올려놓는다. 그 고요한 순간, 찰나의 진공. 진공 속.. 더보기
삶의 목적 오랜 여행길에서 혹은 길을 걷다가 느슨해진 상념들 사이로 갑자기 낯선 기분에 휩싸여 스스로에 되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 단순한 질문은 개인의 인문학적 소양이나 인식의 깊이를 논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묻고자 하는 삶의 목적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뒤샹(Marcel Duchamp)이 변기를 전시회에 들여다 놓은 이후로 댄 플레빈(Dan Flavin)은 형광들을 걸어놓고 칼 안드레(Carl Andre)는 벽돌을 깔아놓기 시작했다. '모던'했던 그들은 '균열'을 만들고 싶었다. 그 진리의 균열을 통해 지식의 환영들과 회유를 넘어 진리를 양도받는 수동적 수혜자에서 새로운 보편성으로서의 새로운 '진리'를 창조하는 주체자이고자 했던 것이다... 더보기
12월의 詩: 4월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지의 별빛과 제국 빌딩의 녹슨 첨탑과 꽃눈 그렁그렁한 목련 가지를 창 밖으로 내민 손가락이 번갈아가며 어루만지던 봄날에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 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에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1월과 3월 사이의 침묵을 물수제비 뜨며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마지막으로 왔다 5월에도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6월에는 천사가 위로차 내 방을 방문했다가 "내 차라리 악마가 되고 말지"하고 고개를 흔들며 떠났다 심리 상담사가 "오늘은 어때요?" 물으면 나는 양미간을 찌푸렸고 그러면 그녀는 아주 무서운 문장들을 노트 위에 적었다 나는 너의 소식을…… 물론 7월에도……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 더보기
11월의 詩: 폭우와 어제 우산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 그게 나는 아니다 모자를 쓴 사람이 있다 그건 나였을 수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을 전하려 할 때 뿌리가 깊어서 꺽이지 않는 나무구나 비는 오늘만 오는 것이 아니고 내일은 오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불투명한 얼굴 내일 또 공원에 갈 것이다 벤치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잠깐씩 어제를 생각할 것이다 어제는 구름같고, 쟁반같고, 빙하같고, 비탈 같고, 녹고 있는 소금같다. 햇빛에 투명해지는 초록같고, 안부를 묻는 부케같고, 부은 손 같다. 상한 빵 같고, 어랜 개의 솜털 같고, 바닥에 떨어진 동전 같다. 어제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알 수 없는 기분이 되어 공원 앞 찻집에 앉으면 또 생각하게 된다 어제는 많은 일이 있었다 어제는 어제를 버릴 수가 없었다 가방에 담긴 것이 무.. 더보기
10월의 詩: 호두 숲속에 떨어진 호두 한 알 주워서 반쪽으로 갈랐다 구글맵조차 상상 못한 길이 그 안에 있었다 아, 이 길은 이름도 마음도 없었다 다만 두 심방, 두 귀 반쪽으로 잘린 뇌의 신경선, 다만 그뿐이었다 지도에 있는 지명이 욕망의 표현이 가고 싶다거나 안고 싶다거나 울고 싶다거나, 하는 꿈의 욕망이 영혼을 욕망하는 속삭임이 안쓰러워 내가 그대 영혼 쪽으로 가는 기차를 그토록 타고 싶어 했던 것만은 울적하다오 욕망하면 가질 수 있는 욕망을 익히는 가을은 이 세계에 존재한 적이 없었을 게요 그런데도 그 기차만 생각하면 설레다가 아득해져서 울적했다오 미안하오 호두 속에 난 길을 깨뭅니다 오랫동안 입안에는 기름의 가을빛이 머뭅니다 내 혀는 가을의 살빛을 모두어 들이면서 말하네, 꼭 그대를 만나려고 호두 속을 들여다본 .. 더보기
이 가을, 文章 둘 雨從何來 風作何色 비는 어디에서 왔으며 바람은 어떤 빛깔인가 雪竇顯頌 雨從何來 風作何色 (설두현송 우종하래 풍작하색) - 설두현(雪竇顯)이 송하되 비는 어디에서 왔으며 바람은 어떤 빛깔인가* 『禪門三家拈頌集』券21 第857則 雨從何來 (우종하래) - 염송설화에서 운거가, 유우단공(劉禹端公)이 묻되 '비가 어디로부터 옵니까' 함으로 인해 스님이 이르되 단공(端公)의 묻는 곳으로부터 온다. 단공이 드디어 3배(拜)로 작례(作禮)했다. 환희하며 물러나면서 몇 걸음 행했는데 스님이 불러 이르되 단공, 공이 머리를 돌렸다. 스님이 이르되 물음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단공이 말이 없었다. 風作何色(풍작하색) - 서선동평(西禪東平)이 관원과 앉은 차에 서선이 이르되 바람은 어떤 색을 짓는가. 관원이 말이 없었다. 서선.. 더보기
헤어질 결심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엇갈린 사랑. 사랑은 늘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인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영화 에서 상우의 질문은 체념을 내포한다. 소년 상우는 어른 은수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대상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사랑한 관념적 자아, 스스로의 사랑에 의해 존재의 근거를 상실한 자의 고백이기도 하다. 영화 에서 해준과 서래는 사건의 피의자와 형사로 만나고 의심과 관심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자기가 지켜온 형사로서의 고귀한 가치관과 신념을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는 서서히 서래에게 스며들게 된다. 서래 또한 그녀의 불우한 인생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시켜줄 품위있는 해준을 마음에 두게 된다. 사랑은 상대에 대한 깊은 경험이며 분리된 자아에 대한 .. 더보기
9월의 詩: 부활 내 너를 찾어왔다…臾娜. 너참 내앞에 많이있구나. 내가 혼자서 鍾路를 거러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마닥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소리 귓가에 들리드냐. 臾娜, 이것이 멫萬時間만이냐. 그날 꽃喪阜 山넘어서 간다음 내눈동자 속에는 빈하눌만 남드니, 매만져볼 머릿카락 하나 머릿카락 하나 없드니, 비만 자꾸 오고…燭불 밖에 부흥이 우는 돌門을열고가면 江물은 또 멫천린지, 한번가선 소식 없던든 그 어려운 住所에서 너무슨 무지개로 내려왔느냐. 鍾路네거리에 뿌우여니 흐터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볓에 오는애들. 그중에도 열아홉살쯤 스무살쯤 되는애들. 그들의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속에 들어앉어 臾娜! 臾娜! 臾娜! 너 인제 모두다 내앞에 오는구나. 「復活부활」 서정주詩集『花蛇集화사집]』(南蠻書庫.. 더보기
8월의 詩: 수박씨 호박씨 어진 사람이 많은 나라에 와서 어진 사람의 즛을 어진 사람의 마음을 배워서 수박씨 닦은 것을 호박씨 닦은 것을 입으로 앞니빨로 밝는다 수박씨 호박씨를 입에 넣는 마음은 참으로 철없고 어리석고 게으른 마음이나 이것은 또 참으로 밝고 그윽하고 깊고 무거운 마음이라 이 마음 안에 아득하니 오랜 세월이 아득하니 오랜 지혜가 또 아득하니 오랜 인정人情이 깃들인 것이다 태산泰山의 구름도 황하黃河의 물도 예님군의 땅과 나무의 덕도 이 마음 안에 아득하니 뵈이는 것이다 이 적고 가부엽고 갤족한 희고 까만 씨가 조용하니 또 도고하니 손에서 입으로 입에서 손으로 오르나리는 때 벌에 우는 새소리도 듣고 싶고 거문고도 한 곡조 뜯고 싶고 한 五千오천 말 남기고 함곡관函谷關도 넘어가고 싶고 기쁨이 마음에 뜨는 때는 희고 까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