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인과나무

경험을 찾는 사람이 물방울에 길을 묻는다



'이 작은 물방울, 대기의 布施포시,
사람들이 지켜보는 무한한 푸른 공간으로부터 나오는 -
(어디에, 어디에 천사들은 있는 것일까?) 문에서 나는 바람과,
투스카로라人, 구름, 찻잔,
땀 흘리는 승리자와 썩어가는 죽은 새로부터 나오는 -
이 작은 물방울은 멀리 여행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이제 우리 부엌 벽의 크림색 페인트에 달라붙어 있다.
나이 든 눈이여! 최초의 지구 중심의 보석이
어둠과 巨獸거수의 몸뚱이, 목재 위에 순간적인 섬광을 내며
번쩍이고, 인간의 손이 그를 똑바로 끌어 올리는 것을 보았던
심장-머리-신경이 연결된느 수정체들도 없이
이것은 여전히 투명하고 둥글게 매달려 있다.

'높은 대성당 속에 들어 있는 뇌와 두더지의 귀, 냉동된 물고기,
호랑이 동맥같은 도살장,
개 창자같은 빈민굴에서의 여행을 연구했고, 그의 빛나는 눈길이
이겨내지 못한 곳이 없었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없었다.

'존경스러운 연장자여! 우리로 하여금 당신에게 배우도록 하소서.
우리에게 교훈을, 경험이 어떻게
이 보잘 것 없는 부엌 벽에 지금 매달려 있는 그대를
지치게 또는 새롭게 만들었는지 하는 교훈을 읽어 주소서.
말씀의 숨결을 말씀의 음절이라는 거울에 응축시킨
오 이슬방울이여'

그래서 그는 크고 당당하게 말하고는,
작은 물방울의 친족인 림프액과 혈액이라는 형제자매들이
그가 물방울 자체를 위해 말하는 것을 듣고 난 후,
대답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자신의 본질을 모두 알고서.
이 작은 물방울은 여전히 투명한 단순한 물이었다.
그것은 태어난지 한 시간 밖에 안된 아기가

장난감이나 수줍어하는 옹알거림에 반응하듯 반응했다.
그러나 어둠으로부터, 감각의 복잡한 조직 속으로
세계를 짊어진 기괴한 <我>가 들어온 그 때의
그 첫 창조 속 외로움의 울음을 울고 난 후
생갈의 충격 아래서 무의식 상태로
오래, 오래 찡그리며 누워있는 아이처럼.


                        「경험을 찾는 사람이 물방울에 길을 묻는다
                          테드 휴즈 詩集『물방울에게 길을 묻다』(이철 譯, 청하 세계시인선,1986) 中에서
 
******************************************************************************************
물방울, 저 안에 세상이 있고, 풍경이 있고, 시간이 있다, 또 다른.
한때 격정에 시달렸던 슬픔이 그렇게 고즈넉히 풀숲으로 내려와 쉬고 있던 어느 오후...




'시인과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1) 2013.10.23
빈 의자  (6) 2013.10.13
5월에  (18) 2013.05.08
입맞춤  (14) 2013.04.24
선운사에서  (14) 2013.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