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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나무

조그만 사랑노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에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의 눈


「조그만 사랑노래」 
   황동규 詩集『三南에 내리는 눈』(민음사, 1975) 

 

 


 


먼 곳에서 눈 소식을 듣는다. 오래지 않은 저 사진의 기억에도 눈이 있었다.
사월의 어느 날, 봄밤 한없이 내리던 눈,
그 안에 따뜻하게 내려앉던 달빛과 검은 밤의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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