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인과나무

2月의 詩: 네가 그리울 때만 환했다

 

 

막다른 골목을 돌아설 때면

 

불현듯 네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너는 불우한 약속처럼 돌아왔다

 

이처럼 어설픈 아픔도 그리움이 될 수 있던가

 

아픔은 흉터처럼 또렷해서 상처나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나는 자주 돌아오는 것에 대한 확신을 잃었다

 

봄에 피는 꽃들은 무슨 소리로 말할 수 있을까

 

한밤중이 지나면 소문처럼 네가 피었다

 

네가 그리울 때만 나는 환했다

 

 

「목련이 필 때면」 
  박찬호 詩集『나는 네가 그리울 때만 환했다』(문학의전당, 2019) 中에서

 


어긋나는 건 시간 뿐일까. 스치듯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

너와 내가 어긋나고 있다면 그것은 시간을 잘못 읽은 탓이다.

그래서 그대와 나는 여기 다른 시간에 서있다.


짙은(Zitten)  |  곁에

 

'시인과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3月의 詩: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8) 2020.03.06
기다림이 그대를 기다리는 오후  (4) 2020.02.22
돌아가는 먼 길, 不醉不歸  (9) 2019.12.09
생일주간  (6) 2019.11.17
종이얼굴  (18) 201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