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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사전

정물



눈을 감아도 보이던 네 얼굴이 있었다
세상 환하게 풀어놓아도 남을 만큼
시린 푸른 빛으로 내 가슴이 물들어버려
그 젖은 눈을 감아도 보이던
네 얼굴이 있었다
추억은 방울방울 동그란 네 얼굴을 흘러내려 
선연하던 기억을 둥글게 번지게 한다
누가 알았을까 우리 헤어질 것이라고
헤어지기 위해 만났고, 또 다시 만나기 위해 헤어졌다고
그렇게 쉬운 말들로 나를 위로해봐도 
항상 그렇든 시간은 항상 모든 것을 헝클어트려 놓는다
너, 거기 있어라
그 길고 둥근 시간의 둘레를 지나
내가 먼 길을 찾아 너를 다시 만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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