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매일 볶은 김치를 싸오는 아이가 있었다. 어쩌다 한동안 밥을 같이 먹게 되었는데 그 아이의 김치볶음은 정말 맛있었다. 하루는 그 아이에게 물었다. 왜 맨날 김치볶음만 싸와? 그 아이가 멋적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아프셔서 내가 도시락을 싸는데 할 줄 아는게 김치볶음 밖에 없어서.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아이의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했고 그 아이가 병수발과 동생들까지 돌보며 살림까지 맡아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김치볶음을 볼 때면 가끔 추레한 차림너머 멋적게 웃던 그 아이의 환한 미소가 기억이 난다.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