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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일기

文章들 나는 저 심연으로 내려가야 한다. 저녁 바다 저편으로 떨어져 하계(下界)를 비추어주는 그대처럼, 그대 넘쳐흐르는 별이여! 나는 그대와 마찬가지로 몰락해야 한다. 내가 저 아래로 내려가 만날 사람들이 말하듯이. 그러니 나를 축복해 다오. 그대 고요한 눈이여! 크나큰 행복조차도 질투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그대여! 「차라투스트라의 머릿말」중에서, 프리드리히 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민음사, 2004) 우리는 이별없는 세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이별은 부인하며, 우리가 떠날 때엔 아침마다 이별을 잠들게 한다...그러나 우리는 미래가 있는 세대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생활, 별의 세계로 가는 세대일 것이다. 새로운 태양 아래에서 새로운 가슴을 가지려고 하는 희망의 세대다. 아마도 우리는 새로운 사랑.. 더보기
바람은 그대 쪽으로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영혼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창문으로 다가간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 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 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그대, 내 낮은 기침 소리가 그대 단편의 잠속에서 끼어들 때면 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 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 침묵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그대는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 한다. 불빛은 너무나 약해 벌판을 잡을 수 없고, 갸우뚱 고개 젓는 한숨 속으로 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 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 한 잎의 불을 끄리라. 나는 소리 없이 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꺾는다. 그 나뭇가지 뒤에 몸을 숨기고 나는 내가 끝끝내 갈 .. 더보기
6月의 詩: 봄이 씌다 노랑꽃들과 분홍꽃들과 갈색 덤불 위에 너의 연록빛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평화롭고 우아한 여린 초록이 내 눈에 씌었다. 보도 블록에도 버스표 판매소에도 마주오는 사람의 얼룩에도 지나가는 버스에도 건너편 유리벽에도 허공에도 하늘에도 너의 그림자가 어룽댄다. 세상이 너의 어룽 너머로 보인다. 그리고 이 소리는 무엇일까? 이것은 소리일까? 이 기분 좋은, 조용히 부풀었다가 잦아들고 하는 이 것은 너의 호흡 햇빛 속에 여려졌다 짙어지는 녹색의 현들. 오늘 나는 온종일 상냥하다. 너의 그림자 속에서, 휘늘어진 너의 가지들은 햇빛 속에서 주의 깊고 온순하게 살랑거렸다. 내 마음은 그 살랑거림 속에서 살랑거린다. 너의 이파리들 속에 얼굴을 파묻고 오래도록 너를 껴안고 싶다. 너의 여림과 고즈넉함이 나의 몸에 베일 .. 더보기
어제의 오늘과 바람과 하늘과 햇살의 내일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아몬드에 나를 더하라 헤아려라, 너를 깨어 있게 했던 고통스러웠던 것을, 그것에 나를 더하라. 네가 눈을 떴을 때, 아무도 너를 쳐다보지 않았을 때, 내 너의 눈을 찾아 비밀스런 실 한 가닥 자으니, 네가 잊지 않던 이슬은 그것을 타고, 누구의 가슴에도 이르지 못한 말씀이 지키는, 단지로 흘러내렸다. 그제서야 너는 너의 것인 그 이름 안으로 온저히 들어섰다, 당당한 걸음으로 너 자신을 향햐여 갔다, 너의 침묵의 종을 달아 둔 누각 안에서 채가 한껏 흔들렸다, 귀기울여 듣던 말이 너에게 와 닿았고, 죽은 것이 너와 어깨동무를 하고, 너까지 셋이서 너의는 저물녘을 지나갔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라. 아몬드에 나를 더하라. 「아몬드를 헤아려라」 파울 첼란 詩選集 『죽음의 푸가』(청하, 1986) 中에서 파울 첼란은 아도르노가 비인간.. 더보기
일요일의 노래 환한 오후의 햇살 속, 고요한 노래들... 햇살이 따가운 3월의 마지막 주 밀린 영화보기 약먹고 낮잠자기 Jo Stafford | No Other Love (Movie 'The Master' OST) Evgeny Kisssin | Frederic Chopin, Etudes Op.10 No.3 In E "Tristesse" - 'No Other Love' Sampling Song Arne Domnerus, Gustaf Sjokvist | Aniphone Blues (Movie 'The Two Popes' OST) 더보기
Yester Me Yester You 노란 은행나무 날리는 가로수길을 걸어가던 때 그 때의 따뜻한 공기를 안고 날아오는 바람의 무게, 공원 벤치에서 듣던 노래를 따라 흐르던 노을의 바람, 당신들과 하염없이 웃고 떠들던 그 누추한 술집의 낡은 냄새, 조그만 호수의 낮, 그 한없이 맑고 부드러웠던 오후의 햇살, 톡 톡 톡 처마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던 그날의 마음, 어느 토요일 아침 이제 막 옷을 다 입고 신발 끈을 매고 밖으로 나가 이른 아침 봄날 햇빛 속에서 서 있는데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평안과 기쁨을 억누를 수 없는, 황홀한 느낌이었다. 그 모든 순간들, 나를 살아있게 생각했던 순간들, 나날들. 항상 삶과 그리고 죽음을 생각했다. 무엇이 나를 있게 하고 생각하게 하며 무엇이 나를 끝으로 이끄는 지를. 그 의미를 알게될 때 그 모든 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