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후의정원

Yester Me Yester You

 

 

 

노란 은행나무 날리는 가로수길을 걸어가던 때 그 때의 따뜻한 공기를 안고 날아오는 바람의 무게,

 

공원 벤치에서 듣던 노래를 따라 흐르던 노을의 바람,

 

당신들과 하염없이 웃고 떠들던 그 누추한 술집의 낡은 냄새,

 

조그만 호수의 낮, 그 한없이 맑고 부드러웠던 오후의 햇살,

 

톡 톡 톡 처마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던 그날의 마음,

 

어느 토요일 아침 이제 막 옷을 다 입고 신발 끈을 매고 밖으로 나가 이른 아침 봄날 햇빛 속에서 서 있는데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평안과 기쁨을 억누를 수 없는, 황홀한 느낌이었다. 그 모든 순간들, 나를 살아있게 생각했던 순간들, 나날들. 항상 삶과 그리고 죽음을 생각했다. 무엇이 나를 있게 하고 생각하게 하며 무엇이 나를 끝으로 이끄는 지를. 그 의미를 알게될 때 그 모든 순간들을 끝내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것은 존재의 우연성, 연역할 수 없는 기표를 넘어서는 것, 그럼으로해서 자기원인의 고찰을 완성할 수 있다는 희망. 두려운 것은 그 의미들을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끝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오래전에 읽었었다. 그리고 다시 그 책을 읽고 싶어졌다. 그 책에 무언가 내가 찾던,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들이 씌어있을 것만 같다.

 

 

사랑하는 자는 경멸하기 때문에 창조하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한 것을 경멸할 줄 모르는 자가 사랑을 알겠는가!
나의 형제여, 그대의 사랑, 그대의 창조와 함께 그대의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그러면 나중에 가서 정의가 다리를 절며 그대를 뒤따라올 것이다.
나의 형제여, 그대의 눈물과 함께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나는 자기 자신을 넘어 창조하려고 파멸하는 자를 사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새로운 우상' 中에서

 

그대들은 "삶이란 견디기 힘들다." 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그대들은 아침에는 긍지에 가득 차 있다가 밤이면 체념하고 마는가?
삶이란 견디기 힘들다. 그러나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라! 우리는 모두 사랑스러운 노새가 아니던가?
한방울의 이슬에도 몸을 떠는 장미 한송이와 우리 사이에는 무슨 공통점이 있는가?
그렇다. 우리는 삶에 친숙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데 친숙하기 때문에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알면서 두려움을 제압하는 자, 심연을 보지만 자긍심이 있는 자가 대담한 자다.
심연을 보지만 독수리의 눈으로 보는 자, 독수리의 발톱으로 붙잡는 자에게 용기가 있다.

사람은 대지와 삶이 무겁다고 말한다. 중력의 악령이 바라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가벼워지기를 바라고 새가 되기를 바라는 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 '창조자의 길' 中에서

 

 

오래전 다짐들, 아름답고 싶었던. 세상이 어수선하다. 어떤 의미에서 익숙하던 것들, 당연하던 것들이 사라지는 순간 앞에 서있다.

나중에 이 시간들도 어렴풋한 기억이 되겠지. 삶의 기억에 상처가 되지 않기를, 모두에게...

 

 

 

Stevie Wonder | Yester-Me, Yester-You, Yesterday

 

 

Kacey Musgraves | Rainbow

 

'오후의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바다  (5) 2020.04.18
일요일의 노래  (9) 2020.03.30
Farewell my friend  (0) 2018.05.24
폭풍이 지난 오후  (7) 2017.08.30
Total Eclipse  (7) 2017.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