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네게로 가서
문 두드리면.
내 몸에 숨은
봉오리 전부로
흐느끼면.
또는 어느 날
꿈 끝에
네가 내게로 와서
마른 이 살을
비추고
활활 우리 피어나면.
끝나기 전에
아, 모두
잠이기 전에.
「동백」
강은교 詩集『빈자일기 』(문학동네, 1996)
동백에 香이 없는 이유는 동백이 가진 여백의 깊이 때문이다
절대로 흩어지지 않는 꽃잎들은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햇살로 엮여있고
그 여백에는 손을 넣어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아득한 어둠도 그 眞空이 있다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비추지 않아도 빛나는 시간과 바람과 계절,
바람에도 시간에도 나부끼지 않는
나의 求恤, 나의 彼岸,
나의 동백
올해의 단어 - 동백
새해의 단어는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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