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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詞集: 길과 오후 길     1한때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주곤 했을 때 어둠에도 매워지는 푸른 고추밭 같은 심정으로 아무 데서나 길을 내려서곤 하였다 떠나가고 나면 언제나 암호로 남아 버리던 사랑을 이름부르면 입 안 가득 굵은 모래가 씹혔다  2밤에 길은 길어진다 가끔 길 밖으로 내려서서 불과 빛의 차이를 생각다 보면 이렇게 아득한 곳에서 어둔 이마로 받는 별빛 더이상 차갑지 않다 얼마나 뜨거워져야 불은 스스로 밝은 빛이 되는 것일까  3길은 언제나 없던 문을 만든다 그리움이나 부끄러움은 아무 데서나 정거장의 푯말을 세우고 다시 펴보는 지도, 지도에는 사람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4가지 않은 길은 잊어버리자 사람이 가지 않는 한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의 속력은 오직 사람의 속력이다 줄지어 가는 길은 여간해서 기쁘지 않.. 더보기
길 위에 서다 발이 멈춘 여기 걸어온 길과 가야할 길을 가늠하면서 문득 얼마만큼 남은 것일까 생각해본다. 지금 여기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더보기
길. 길을 가다보면 다시는 올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길이 있다.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미리 스스로의 상황을 접어두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다시는 돌아볼 수 없는 느낌이 드는 길이 있다. 그런 길은 한없는 끈으로 연결된 그리고 어느쯤 그 끈이 다하는 지 알 수 없는 生의 외길을 닮았다, 팽팽히 당겨놓은, 알 수 없는 끝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고, 사람들은 그 길에서 生을 다한다. 팽팽한 시위가 툭, 끊어지며 허공에서 흩어지는 그 순간. 그 초극 어디쯤에서...... @Utah 어디쯤 Page로 가던 길에 더보기
바다로 가는 길 길 위에서 스무 살의 내가 어떤 얼굴에게 사랑한다 말했었는 지 기억한다 어떤 슬픈 표정의 네가 나에게 울먹이며 거대한 生의 기록에 대해 부력에 대해 말했었는지를 기억한다 아련히 다가왔던 바람이 어떻게 네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는 지를, 그리고 오래된 후 길 위에서 서른 살의 내가 어떤 얼굴에게 사랑한다 말했었는 지 기억하지 못한다 구부러진 둥근 시간의 둘레를 지나며 아득해진 그 마음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