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짝반짝장식옵션(pro)

名詞集: 길과 오후 길     1한때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주곤 했을 때 어둠에도 매워지는 푸른 고추밭 같은 심정으로 아무 데서나 길을 내려서곤 하였다 떠나가고 나면 언제나 암호로 남아 버리던 사랑을 이름부르면 입 안 가득 굵은 모래가 씹혔다  2밤에 길은 길어진다 가끔 길 밖으로 내려서서 불과 빛의 차이를 생각다 보면 이렇게 아득한 곳에서 어둔 이마로 받는 별빛 더이상 차갑지 않다 얼마나 뜨거워져야 불은 스스로 밝은 빛이 되는 것일까  3길은 언제나 없던 문을 만든다 그리움이나 부끄러움은 아무 데서나 정거장의 푯말을 세우고 다시 펴보는 지도, 지도에는 사람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4가지 않은 길은 잊어버리자 사람이 가지 않는 한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의 속력은 오직 사람의 속력이다 줄지어 가는 길은 여간해서 기쁘지 않.. 더보기
名詞集: 청춘과 별 그 계절에는 발바닥에 별들이 떴다발그레한 아이의 피부 같은,막 떠오른 별들로 가득한 벌판에서나는 말발굽을 주웠다밤마다 달빛에 비춰보며 꿈을 꾸었다벌판을 지나 하늘에 화살을 박는말 울음소리를벌판의 꽃들이 짓이겨진하늘로 달려 나간 푸른 바람을말발굽의 꽃물 범벅을내 잠 속으로 향내 나는 청마가 달려오며성운 가득 밴 냄새로별자리를 엮어갔다빛나는 말발굽에쩡쩡한 겨울 하늘도파편으로 흩어졌다우주가 내 발바닥으로 자욱하게 몰려드는푸른 연기로그러나 나는 이미 알았다꽃들이 어스름 속에서추억처럼 진해진다는 것을짓이겨진 꽃물이 사실은어스름이라는 것을말발굽이 놓여 있는빛의 길목으로지난 시절의 꿈들이 수줍은 듯그렇게 지나가버린다는 것을   「지나 가버리는 것에 대한 메모 」   박형준  詩集『 불탄 집 』 (천년의시작, 2013..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