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을 찍었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흑백사진을 찍었다 자꾸 뒤를 돌아보는 사람이 있다 그가 강을 건너온 것은 옛날이었다 옛날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므로 스스로 늙어 자폐되었다 언제였던가 꿈결처럼 다가왔던 저편의 강가 그때 비로소 강가에 이르렀을 때 꽃과 나무와 새들의 시간 이 과녁처럼 가슴을 뚫고 멀어져갔으며 낡고 바래어 희미 해졌던 전생의 아수라 같은 삶들이 너무나 완강한 흑백으 로 뚜렸해지던 누가 등뒤에서 부른다 강에 이르는 길이 저기쯤일거다 「흑백사진을 찍었다」 박남준 詩集『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문학동네, 2000) 中에서 ****************************************************************************************** 오래된 일들이 혹은 낡은 일기장이 문득 길을 막는다 바람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