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iss by Alfred Eisenstaedt 썸네일형 리스트형 입맞춤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 같은 복도입니다. 그런 복도라면 나는 복도 위의 복도와 복도 아래의 복도를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대걸레를 밀며 달려갔다 달려 왔지요. 그런 복도라면 어느 쪽도 이쪽이어서 우리들은 계단을 함부로 오르내렸지요. 여자애가 화장실에서 치맛단을 접고 나올 때는 말입니다. 무릎이 보일 듯 말 듯 했지 만요. 이쪽과 이쪽 사이에서 못 할 말이 뭐 있겠습니까? 우리는 생각보다 참 욕도 잘했 고 참 쉽게 웃기도 잘했습니다. 창문에 붙어서 우리는 창문만 닦았고, 그런 복도라면 우 리는 복도 위의 복도와 복도 아래의 복도에서 창문만 닦았겠지만, 정말 뭐가 더 잘 보였겠습니까? 어쩌면 선일여자고등학교 2층 복도같은 복도입니다. 「입맞춤 - 사춘기 2」 김행숙 詩集『사춘기』(문학과지성,20..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