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수미쌍관首尾雙關. 베이징에 도착하는 날, 그리고 떠나는 날 모두 비가 내렸다. 물론 우연이다. 그리고 많은 것들이 그런 우연에서 비롯된다.
315. 우정의 깊이는 그 우정의 지속 기간보다 우정의 나이, 관계가 시작된 나이에 비례한다. 그것은 순수에 대한 본능적인 갈망, 잊고 있었던 혹은 의도적으로 버렸던 아름다웠던 '나'에 대한 속죄이자 회귀에 대한 갈망이다. 삶에 구속된 나를 포함한 친구들은, 그렇게 추억을 위해, 아름다운 나를 기억할 수 있는 거울의 시간을 위해 반짝, 불꽃을 태우고,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247. 많은 것들을 여행에서 바란다. 우연의 해후, 혹은 일방적인 교차. 물론 일상에서는 그런 일들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많은 영화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런 의미의 꿈에 관한 것, 일어나지 않는 가능성들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존재론적인 의미의 추상이며 일상의 반대에 근거한다는 이야기와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같다. 가끔은 일어날 수 있다는, 그런 꿈에 대한 갈망은 현실을 꿈꿀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주는 방어기제적 착란이다. 그런 상상을 했었다. 물론 그대는 거기 없었지만...
117.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어나고 있다. 근심과 기우에 관한 것들만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빠른 일들을 헤쳐가야할 것 같다. 인생의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생은 '수동적' 선택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 수동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학적 수동보다는 - 능동적인 선택이 어떤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에서 - 더 광의의 의미를 말한다. 옳게 듣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 그것이 포괄적 의미의 수동이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수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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