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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길목

그곳에 다녀왔다 - 블랙 힐스, 사우스 다코타 (프롤로그)

 

 

 

나무는 나무라서 나무다 나무라서 나무는 나무가 된다 나무라는 나무는 모든 나무의 나무다 나무는 나무라서 나무이며 그래서 나무의 나무는 나의 나무다.

 

나무는 나무가 되기 위해 담아둔 시간들을 모아 결을 만든다. 사람도 그러하다. 오랜 시간동안의 기쁨과 고통과 슬픔과 분노의 모든 감정들이 쌓여 마음의 결이 된다. 여행은 그런 마음의 결에 햇볕은 주고 바람을 주는 일이다. 너무 단단해진 그 결에 다시 빛을 주고 숨을 쉬게 해주는 일, 그래서 나는 여행을 간다.

 

 

 

 

바람의 길, 나는 너의 길을 세워주고 싶었다. 네가 스스로 허물어뜨린 그 시간이 푸른 빛으로 불타오르고 있을 때 나는 조용한 화형의 시간을 기다리면서 너를 기억하기로 했다. 그 푸른 기억이 슬픈 그림자처럼 나를 배회하지 않고 그저 단단한 시간으로  세월의 다락방에 쌓여지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너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式의 추억이 얼마나 내 삶의 길을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그래서 네가 있던 자리 낡고 어두운 기억의 한 켠을 불러세워 그런 나를 위해 반짝거리는 것들로 채워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 모든 이기의 행동들을 용서받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그래서 떠난 길마다 묶어두었던 기억을 태우며 푸른 불빛들을 허공에 띄워보낼 수 있을까.  

 

 

그런 상념의 터널의 지나 도착한 곳,

Black Hills in South Dako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