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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극장

여기 있어줘요, 기린 아저씨. 가로등은 울고 있었다

 

 

여기 있어줘요, 기린 아저씨! 그녀의 입이 하얀 얼굴 속에서 병색 짙은 빨간 색으로
아물거렸다. 그러나 의족을 한 기린은 공허하게 울리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포도를
따라 건너갔다.  그의 뒤에서 아침 회색의 거리가 그 바위의 고독 속으로 다시 적막
하게 가라앉았다. 창의 문짝이 야옹 소리를 냈다.  그가 돌아보자 창유리 뒤에는 지
나치게 빨간 입이 있었다.기린 아저씨, 그 입은 울고 있었다.

 

                                     「여기 있어줘요, 기린 아저씨」中에서 발췌 
                                       보르헤르트 산문집『이별없는 世代』, 민음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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