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장례 썸네일형 리스트형 물오리 너에게 오리부리를 주겠다, 너에게 오리발을 주겠다, 노래를 하지 못하게, 뛰어가지 못하게...대신 너에게 부레를 주겠다. 둥실둥실 하늘을 날 수 있도록, 비록 다시는 지상으로 내려오지 못하겠지만, 너에게 그런 永遠을 주마... 김명인「물오리」(詩集『바닷가의 장례』문학과지성,1997)에 대한 단상... ● To Build A Home by Cinematic Orchestra 더보기 바닷가의 장례 장례에 모인 사람들 저마다 섬 하나를 떠메고 왔다, 뭍으로 닿은 순간 바람에 벗겨지는 연기를 보고 장례식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만 우리에게 장례말고 더 큰 축제가 일찍이 있었던가 녹아서 짓밟히고 버려져서 낮은 곳으로 모이는 억만 년도 더 된 소금들, 누구나 바닷물이 소금으로 떠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죽음은 연두빛 흐린 물결로 네 몸 속에서도 출렁거리고 있다 썩지 않는다면, 슬픔의 방부제 다하지 않는다면 소금 위에 반짝이는 저 노을 보아라 죽음은 때로 섬을 집어삼키려 파도 치며 밀려온다 석 자 세 치 물고기들 섬 가까이 배회할 것이다, 물밑을 아는 사람은 우리 중 아무도 없다 물 속으로 가라앉는 사자의 어록을 들추려고 더 이상 애쓰지 말자, 다만 해안선 가득 부서지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