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만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랑의 몫 내가 하나의 갈대라면 그대는 다만 바람이어야 했다 흔들리는 것은 내가 아니라 바람이 바람을 몰고오는 바람의 속, 그대는 나의 바람이어야 했다. 그래야 했다. 내가 강가에 피어난 한 포기의 여린 풀로 있을 때 그대는 거대한 숲을 흔들고 지나가는 끝없는 강풍이어야 했다. 바람도 없고 바람이 흔드는 소리도 없는 이 미친 돌개바람의 속, 그대는 무풍의 바람이어야 했다. 그래야 했다. 내가 이름 없는 별이 되어 한줄기 어둠으로 화하고 있을때 흔들리며 바로잡는 조그마한 죄, 그대는 나의 형벌 영원한 나의 바람이어야 했다. 「사랑의 몫」 박정만 詩集 『맹꽁이는 언제 우는가』(오상사, 1989) 사랑아, 네가 있다면 그래야 했다, 그랬어야만 했다. 너는 바람이 바람을 몰고 오는 바람의 속, 바람만이 아닌 그 진실의 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