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빈 의자 길쭉한 목을 늘어뜨리고 해바라기가 서 있는 아침이었다 그 곁 누가 갖다놓은 침묵인가 나무 의자가 앉아 있다 해바라기 얼굴에는 수천 개의 눈동자가 박혀 있다 태양의 궤적을 좇던 해바라기의 눈빛이 제 뿌리 쪽을 향해 있다 나무 의자엔 길고 검은 적막이 이슬처럼 축축하다 공중에 얼비치는 야윈 빛의 얼굴 누구인가? 나는 손바닥으로 눈을 지그시 쓸어내린다 가을이었다 맨 처음 만난 가을이었다 함께 살자 했다 「빈 의자」 문태준 詩集『가재미』(문학과지성,2006) ****************************************************************************************** 가을엔 해바라기를 갖고 싶다, 어느 빈 하늘에 걸려있는 태양이라도 따다 볕바른 양지를 만들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