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극장 썸네일형 리스트형 금관을 꿈꾸는 목관 Saxophone...목관악기. 하지만 외관때문에 흔히 금관으로 오해를 받는다. 어디쯤 금으로 칠갑을 두르고 오해하며 살고 있지는 않았는지. 왼손에 오른손을 포개며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멀리서 들려온 부고를 듣는다...... 죽음은 언제나 막연한 거리로 인해 음울하며 안타까움은 그 젊음 깊이에 비례한다. 하지만 나는 그를 모른다, 언젠가 만나서 웃음웃으며 술잔을 부딪혔을런지도 모르고 어깨를 툭 치며 요즘 어때? 라고 흔한 인사를 건넸을런지도 모른다 그저 기억의 저편 너머 깊고 어두운 시간의 굴레에 머물러 있다가 유리처럼 빛나는 얼굴로 저 어둑어둑한 금빛 그림자로 내 앞에 어른거릴런지도 모른다 Charlie Parker, Summertime... 더보기 박제 세상이 멈춘 길, 시간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그것일 수 있다. 소멸의 근본을 거슬르는 이기, 혹은 집념. 하지만, 그것 또한 사라지리라. 시간은 모든 것을 다시 근원으로 보내는 힘이다. 자연의 경배가 그 시간에 매달려 있고, 우리의 이기는 그 거대한 그늘에 한 줌 미풍일 뿐. 죽음 또한 그 길 안에 있으리라. 더보기 구름은 갈대가 꾸는 꿈 구름은 갈대가 꾸는 꿈, 잠과 잠 사이 그 조그만 틈 안에 놓아두고 온... 더보기 No U Turn 오늘은 어제와 내일 사이에 있는 그런 평범한 시간이 아니다. 내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경이를 느낄 수 있는 내 생애의 단 한 순간, 바로 지금이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내 시간이 되고 역사가 되고 나를 스스로 채워가는 긴 이야기가 된다. 미래의 덕목은 현실화되지 않은 추상, 무형의 시간이라는 것. 내가 꿈꾸고 만들 수 있는 - 결국 그것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길로 가더라도 -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나를 가능하게 하는 실존의 현실은 그 거대함을 능히 앞서고도 남는다.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것, 그것을 자각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돌아갈 수 없는 길에 대한 기쁜 슬픔이기도 하다. 더보기 여기 있어줘요, 기린 아저씨. 가로등은 울고 있었다 여기 있어줘요, 기린 아저씨! 그녀의 입이 하얀 얼굴 속에서 병색 짙은 빨간 색으로 아물거렸다. 그러나 의족을 한 기린은 공허하게 울리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포도를 따라 건너갔다. 그의 뒤에서 아침 회색의 거리가 그 바위의 고독 속으로 다시 적막 하게 가라앉았다. 창의 문짝이 야옹 소리를 냈다. 그가 돌아보자 창유리 뒤에는 지 나치게 빨간 입이 있었다.기린 아저씨, 그 입은 울고 있었다. 「여기 있어줘요, 기린 아저씨」中에서 발췌 보르헤르트 산문집『이별없는 世代』, 민음사 中에서 더보기 비는 모든 것을 둥글게 만든다 비가 오는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투두둑 빗방울이 머리에 떨어진다 그대를 향한 날카로운 칼 거두지 못했던 부끄러움, 부드러운 자책과 연민으로 둥글게 바꿔지기를 기대한다 검은 구름 속 감춰진 물방울들, 돌개바람 속 천둥과 벼락은 결국 세상을 둥글게 만들기 위한 눈물이었음을 그 환한 슬픔으로 나를 건져올려주기를. 더보기 주점 종로2가, 뒷골목, 친구들, 8월 무덥던 날... 더보기 이전 1 ···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