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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나무

12월의 詩: 4월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지의 별빛과
제국 빌딩의 녹슨 첨탑과
꽃눈 그렁그렁한 목련 가지를
창 밖으로 내민 손가락이 번갈아가며 어루만지던 봄날에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손가락 외에는 아무 것도 어루만지지 않던 봄날에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1월과 3월 사이의 침묵을 물수제비 뜨며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마지막으로 왔다
5월에도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6월에는 천사가 위로차 내 방을 방문했다가
"내 차라리 악마가 되고 말지"하고 고개를 흔들며 떠났다
심리 상담사가 "오늘은 어때요?" 물으면 나는 양미간을 찌푸렸고
그러면 그녀는 아주 무서운 문장들을 노트 위에 적었다
나는 너의 소식을……
물론 7월에도……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마지막으로 왔다
8월에는 어깻죽지에서 날개가 돋았고
9월에는 그것이 상수리나무만큼 커져서 밤에 나는 그 아래서 잠들곤 했다
10월에 나는 옥상에서 뛰어 날아올랐고
11월에는 화성과 목성을 거쳐 토성에 도착했다
우주의 툇마루에 쭈그리고 앉아 저 멀리 지구를 바라보니
내가 가지런히 벗어놓은 신발이 늙은 개처럼 엎드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2월에 나는 돌아왔다
그때 나는 달력에 없는 뜨거운 겨울을 데리고 돌아왔다
너의 소식은 4월에 왔다
4월은 그해의 마지막 달이었고 다음해의 첫번 째 달이었다
나는 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오래 기다리고 있었다

 

「4월」 
  심보선 詩集『눈 앞에 없는 사람』(문학과지성, 2011)

 


 

244-1

너를 떠올리자 바람을 따라 밀려오는 미망(未忘)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벌판을 날아오르던 새들과

어느 골목을 돌아나가는 너의 등을 비추던 달빛, 

그 시간이 거기 있었다

너를 떠올릴 때마다 눈가가 서늘해졌다

그럴 때마다 오래된 잠처럼 단단해진 기억들이  

너의 길가 위로 나란히 줄을 맞춰 밤을 지새고

마음에 새겨진 깊은 생각을 밤의 공중에 띄운다

 

258-1

너를 기다렸다 기인 밤, 희미한 가로등 밑 어둑어둑한 그늘만큼 빛 바랜 기대가 
뚝뚝 떨어지던 그 밤, 겨울보다 더 시린 벽에 기댄 등을 위로하던 그 기다림,
너무 일방적인 너무나 일방적인

 

 


 

 

 

 

 

<四月物語/April Story> OST - 四月のピア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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