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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ie wonder

Yester Me Yester You 노란 은행나무 날리는 가로수길을 걸어가던 때 그 때의 따뜻한 공기를 안고 날아오는 바람의 무게, 공원 벤치에서 듣던 노래를 따라 흐르던 노을의 바람, 당신들과 하염없이 웃고 떠들던 그 누추한 술집의 낡은 냄새, 조그만 호수의 낮, 그 한없이 맑고 부드러웠던 오후의 햇살, 톡 톡 톡 처마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던 그날의 마음, 어느 토요일 아침 이제 막 옷을 다 입고 신발 끈을 매고 밖으로 나가 이른 아침 봄날 햇빛 속에서 서 있는데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평안과 기쁨을 억누를 수 없는, 황홀한 느낌이었다. 그 모든 순간들, 나를 살아있게 생각했던 순간들, 나날들. 항상 삶과 그리고 죽음을 생각했다. 무엇이 나를 있게 하고 생각하게 하며 무엇이 나를 끝으로 이끄는 지를. 그 의미를 알게될 때 그 모든 순.. 더보기
돌아가는 먼 길, 不醉不歸 어느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만 없다 「不醉不歸 」 허수경 詩集 『혼자가는 먼 집』(문학과지성, 1992) 中에서 오래전 길들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