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고 더위가 함께 지나갔나보다, 손가락을 지나는 공기의 질감이 옅여지고 서늘해졌다.
무료한 나날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그것도 지루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 지루함이 게으름으로, 나른함으로, 혹은 무료함으로 몸서리치게 용트림을 써서
결국 쭉쭉 기지개를 켜는 찌릿찌릿한, 행복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다.
아무 일도 없고 아무 일도 없는 것이, 지극한 고요와 평온으로 나를 안에서 일깨우는 시간이 될 것이며
내 안으로 침잠寖潛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배고파도 배고프지 않으며 더워도 덥지 않을 시간.
그래도 마카오의 여름은...덥다 :/
지난 여름 @ Macau
● The Way You Look Tonight by Doris Day(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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