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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나무

푸른 하늘을

 

 

 


푸른 하늘을 制壓제압하는

노고지리가 自由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詩人의 말은 修正수정되어야 한다 

自由를 위해서
飛翔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自由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革命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革命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푸른 하늘을」
  김수영 詩集『巨大한 뿌리』(민음사, 1974)





詩는 정치적 의미의 실제 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을 개인적 의미로 축소시킨다면 '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으리라.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김수영,「그 방을 생각하며」)라고 詩人은 이야기했지만, 또한 그 변화, 방을 잃고 그와 관계되는 허접한 것들을 일시에 '상실'하게된 나의 변화에 대해 결국 새로운 것들로 충만하게 될 나의 풍성함에 대한 기대를 가져온다고 했다. 지리멸렬한 나에 대한 혁명은 '부러지지 않고 죽어있는 날렵한 가지는 추악하다'(기형도,「노인들」)라는 명제에 길항할 수 있는 새로운 '나'에 대한 발견이며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윤동주,「참회록」) 투명하고 아름다운 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노력이다.
그것이 왜 고독한 일인지, 고독해야 하는 지, 비상하여 보면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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