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오래전에 너를 만났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이 너였을 지도, 북경의 경산공원 정자 앞에서 땀에 젖은 옷을 말리고 있던 사람이, 런던의 페딩턴 역앞 지저분한 전화부스 앞에서 길을 묻고 있던, 개심사 길목에서 좌판에 깔린 옥수수를 고르고 있던 사람이, 샌프란시스코 유니온스퀘어 앞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던 사람이 너였을 지도 모른다. 빽빽한 공기의 밀도만큼 그 두꺼운 거리가 그 인지의 거리를 사로잡았던 것이리라.


384. 허공에 떠도는 말들. 존재의 불안에 대한 수다스러운 방어기제. 무언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또 그것으로 재단을 받고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다.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쉬이 상하지도 흩어지지도 않는 반듯하고 단단한 말들...

 

199. 浸潤, 오래전 나는 조금은 더 정직하고 조금은 더 현명하고 조금은 더 나를 인식하고 조금은 더 나를 완성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비가 오던 London, 이층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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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플파란 2014.06.23 05:07 신고

    제 마음의 액자도 조금은 넓어졌으면 하네요..

    • coolpoem 2014.06.25 17:22 신고

      귀 기울여 노래하기, 노래하며 크게 숨쉬기, 숨쉬며 발구르기, 발 구르며 귀기울이기...모든 것은 그런 순환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액자의 넓이도...

  • 솜다리™ 2014.06.23 16:59 신고

    조금은 넓어진 액자처럼 기대치도 더 넓어졌나 봅니다~

    • coolpoem 2014.06.25 17:22 신고

      넓을 수록 더 많이 담을 수 있지 않을까요...

  • 2014.07.06 04:31

    비밀댓글입니다

    • coolpoem 2014.07.07 17:24 신고

      그러셨나요, 어깨라도 톡톡 쳐볼걸 그랬나요? :)
      '서점이 나와 함께 사라지다'라는 의미로 들리네요. 추억이 추억으로 완결되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비오는 런던에선...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더군요. 혼자 고군분투하다가 바람때문에 포기했습니다. 메리 포핀스라면 문제가 없겠지만요...

  • Adieu Kim 2015.09.29 15:02 신고

    아... 사진 너무 멋져요!!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쓰고 싶은....

    • coolpoem 2015.10.02 14:56 신고

      감사합니다. 저 사진을 찍을 땐 좀 우울했었는데요...

      참, 덕분에 스킨 바꿨습니다. 전에 테스토리 스킨 공모작 포스팅 올라왔을 때 봤었는데 그 땐 그래서 지나갔는데 다시 보니 괜찮더라구요. 아듀님꺼하고는 좀 다른 걸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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