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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길목

그곳에 다녀왔다 - Rothko Chapel. 2

Mark Rothko (1903-1970)

 


 

Rothko Chapel 정원에서 바라본 채플

 

 

 

앞서 간략하게 이야기한 것처럼(그곳에 다녀왔다 - Rothko Chapel) 메닐 부부 (John & Dominique de Menil)가 텍사스주 휴스턴에 Menil campus 구성의 일환으로 세상의 모든 종교가 만나 각각의 종교적 이념를 초월한  명상의 공간을 세우고자 했고, 1964년 마크 로스코(Mark Rothko)에게 그 구상을 실현해줄 공간에 대한 디자인을 의뢰했다. 로스코 예배당은 그의 명상의 공간으로서의 계획을 바탕으로 그의 그림들의 배치, 자연채광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내부 공간의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필린 존슨(Phillip Johnson)으로 시작한 건축가는 로스코와의 의견 대립으로 후에 하워드 반스톤(Howard Barnstone)과 유진 오브리(Eugene Aubry)등의 건축가들의 손을 거쳐 1971년 완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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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 리모델링 후 Rothko Chapel과 Gerden 모습

 


 

예배당 건물은 비정형 팔각형 단층 벽돌 건물이고, 내부 8개의 면에는 14개의 로스코의 그림이 걸려있다. 한 면에는 3개의 연작 그림이 걸려있고 그 맞은편엔 2개의 연작이 나머지 면엔 각각 한 점씩의 그림들이 걸려있다. 그림은 검은 색과 검은 색에 가까운 보라색의 추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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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hko Chapel 안에서 Mark Rothko

 

 

구에는 종교화합의 의미로 여러 종교의 성서들(성경, 바가바드 기타(힌두교), 쿠란, 코르데 아베스타(조로아스터교))이 일렬로 전시되어 있고, 내부에 들어서면 거대한 내부 공간 안에 가득한 어두운 그림들과 건물 중앙 상단에 위치한 부드러운 자연채광으로 상당히 어둡고 그리고 엄숙하고 고요한 느낌을 받든다. 내부에선 조용히 해야한다고 주의를 듣고 입장했지만 정작 안에 들어서면 엄숙한 공간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자연스레 말을 잊게 된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내부 공간에서 그의 그림을 통해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마크 로스코는 1964년 예배당 의뢰를 받은 후부터 어두운 색조와 질감효과를 통한 '검은 그림 연작'을 그렸고 1967년까지 작업을 이어갔다. 단색으로 보이지만 자연채광으로 드러나는 붓자국들이 빛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며 다양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는 침묵을 통한 자신의 그림에 대한 감상을 미술적 숭고를 통한 종교적 체험으로 승화하기를 바랬다. 그의 주요작들이 여러 색들의 혼합을 통해 그 색들의 형태를 넘어서는 과정을 제시하고, 수평과 수직의 색과 선의 구분들을 명확하게 드러내며 그 색들을 통한 에너지의 폭발을 통해 그 너머의 고요로 넘어가기를 제안했다면, Rothko Chapel의 검은 연작들은 드러나지 않은 선들과 형태의 불분명하고 유기적인 모습을 빛으로 보여지는 간접적인 그러나 더 직접적인 원시적이고 근본적인 내면의 조우를 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영적이고 명상적인 공간으로서의 그의 무채색 그림들은 침묵의 공간, 어둠과 빛의 조화, 경건한 공간의 힘을 통해 더욱 더 깊은 종교적 승화, 아주 개인적이고 공유할 수 없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Rothko Chapel 앞 마당(plaza)에는 1967년에 완성된 바넷 뉴먼 (Barnett Newman , 1905-1970)의 작품인 Broken Obelisk (부러진 오벨리스크)가 서 있다. 절대중심과 피라미드와 오벨리스크로 구성된 전통적인 구조를 형상화한 이 작품은 메닐 부부가 Rothko Chapel 캠퍼스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1969년 이 작품을 구매해 뉴먼과 함께 마틴 루터 킹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Rothko Chapel 앞에 얊은 물이 담긴 사각형의 반영연못을 만들고 이 조각품을 설치했다. '부러진 오벨리스크'는 Rothko Chapel의 영적인 경험의 부분으로 자리했고 사회 정의 운동의 정신적 지표가 되었다. 

 

 

그리하여 Rothko Chapel은 영적 공간, 세계 지도자를 위한 포럼, 시민운동의 진원지로서의 장소가 되었고, 1973 년부터 세계의 정의와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한 상호 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중심지가 되었다. 1981년에는 "진리와 자유에 대한 헌신에 대한 로스코 채플 상"을 시작했고 1986년에는 1980년 살해된 산 살바도르의 대주교 오스카 로메로(Oscar Romero)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Oscar Romero Award>를 제정해 넬슨 만델라를 위시한 인권 운동가들에 수상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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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hko Chapel은 1971년 완공 후 1999-2000년 대규모의 리모델링이 있었고, 2019-2020년, 50년 계획의 시작으로 1차 공사를 진행했고 2020년 가을 재개관을 했으며 앞으로 계속 새로운 경험을 위해 Campus 확장 계획을 알렸다.

 

 

Rothko Chapel 정원

 

 

Rothko Chapel Welcom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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