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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나무

7月의 詩: 내 마음아 아직도 기억하니

내 마음아 아직도 기억하니
우리 함께 개를 끌고 玉山에 갈 때
짝짝인 신발 벗어 들고 산을 오르던 사내
내 마음아 너도 보았니 한 쪽 신발 벗어
하늘 높이 던지던 사내 내 마음아 너도 들었니
인플레가 민들레처럼 피던 시절
민들레 꽃씨처럼 가볍던 그의 웃음소리

우우우, 어디에도 닿지 않는 길 갑자기 넓어지고
우우, 내 마음아 아직도 너는 기억하니

오른손에 맞은 오른뺨이 왼뺨을 그리워하고
머뭇대던 왼손이 오른뺨을 서러워하던 시절
내 마음아 아직도 기억하니 우리 함께 개를 끌고
玉山에 갈 때 민들레 꽃씨처럼 가볍던 그의 웃음소리
내 마음아 아직도 너는 그리워하니 우리 함께
술에 밥 말아 먹어도 취하지 않던 시절을

 

 

 「내 마음아 아직도 기억하니」 
   이성복 詩集 『남해 금산』(문학과지성, 1986) 中에서

 


34년이 지난 시는 아직도 저리 푸르고, 아득한 청춘의 그림자는 알 수 없는 불안이 주는 우울과 무게로 아름답다. 서러운 시절, 시인의 마음이 기억하는 청춘은 먼 세월의 저편, 인플레가 민들레처럼 피던 시절 玉山에 오르며 웃음웃던 그와 찾던 길에 닿아있다. 그 모진 고통의 청춘, 그것은 마지막 全言처럼 '술에 밥을 말아먹어도 취하지 않던' 처연하고 푸른 기억은 추억이 가져다주는 왜곡만은 아닐 것이다. 그 청춘의 소용돌이를 지나 다다른 이 길이 어떤 의미이든 나는 여기 살아, 나를 기억하고 그대들을 꿈꾸리라, 기억나지 않는 기억들 속 어디로 닿을 지 몰랐던 내 길과 서럽고 무거웠던 청춘을 함께 했던 잊혀진 그대들까지도. 살아있으라, 그래서 자라난 기억들이, 그대들의 청춘과 나의 청춘이 어디에서쯤 만나 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 수 있도록.

 


 

 

 

   말간

물방울

      속

   반짝

   반짝

아이들

 

 

공부하고 일하고 영화보고 음악을 듣고 숨을 쉬고, 가끔 외출하고.

집콕 17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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