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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 더보기
서울, 가을, 2011 YMCA 앞. 정말 많은 사람들을 이 앞에서 만났다. 정작 YMCA 안에는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다... 사철탕 간판에 가려버린 가게, 우미식당. 조용한 항아리 수제비, 비오는 날, 이층 작은 창문가에서 창 밖을 보며 먹던 수제비... 인사동 넘어가는 골목길. 만사형통 민물장어. 저기가 예전에는 다른 가게였는데 잊었다. 많은 것이 변한다. 자리를 지킨 다는 것. 변치않는 다는 것. 상투와 댕기. 찌그러진 주전자들, 막걸리, 동동주...... 누군가의 우정이, 추억이, 술취한 사랑이 흘러다녔을 골목, 그 밤, 때론 돌아가고 싶은, 다시 시작하고 싶은 그 날의 밤, 골목... 더보기
물이 흐르는 곳, Suzhou 지난 3월, 봄에 중국, Suzhou(蘇州)에 다녀왔다. 주말 첫날, 졸정원-다운타운-평강로를 돌아봤다. 먼저 졸정원(拙政园). 약간의 역사적인 설명을 덧붙인다. 정보들은 많은데 조금씩 잘못된 부분들이 있어 간략하게 다시 정리했다. 한국 위키백과에도 update... 졸정원(拙政园, Humble Administrator's Garden). Suzhou 4대 명원 중의 하나이며 중국 강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중의 하나. 당나라 때 륙귀몽(陸龜蒙, Lu Guimeng)의 개인 사저였고, 원나라 때는 다홍사라는 절이 되었다. 1510년 명나라 때 왕헌신(王獻臣,Wang Xiancheng)이 절을 사들여 개인 정원으로 바꾸었다. 왕헌신의 친구이자 명대의 유명한 화가인 문징명(文徵明, Wen Zhengming.. 더보기
비가.2 - 붉은 달 1 그대, 아직 내게 무슨 헤어질 여력이 남아 있어 붙들겠는가. 그대여, X자로 단단히 구두끈을 조이는 양복 소매끈에서 무수한 달의 지느러미가 떨어진다. 떠날 사람은 떠난 사람. 그대는 천국으로 떠난다고 장기 두는 식으로 용감히 떠난다고 짧게 말하였다. 하늘 나라의 달. 2 너는 이내 돌아서고 나는 미리 준비해둔 깔깔한 슬픔을 껴입고 돌아왔다. 우리사이 협곡에 꽂힌 수천의 기억의 돛대, 어느 하나에도 걸리지 못하고 사상은 남루한 옷으로 지천을 떠돌고 있다. 아아 난간마다 안개 휘파람의 섬세한 혀만 가볍게 말리우는 거리는 너무도 쉽게 어두워진다. 나의 추상이나 힘겨운 감상의 망토 속에서 폭풍주의보는 빠라처럼 날리고 어디선가 툭툭 매듭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내가 떠나기 전에 이미 나는 혼자있다. .. 더보기
서울, 봄, 2012 예전 서울역 앞을 지나다. 오래전 여기서 기차를 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어떨 때는 기억이 기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막다른 길로 들어섰다. U턴 표시가 없으면 돌아나갈 수 없는 것일까. 삶에도 이런 표시가 있으면 굳이 돌아나오는 수고를 덜 수도 있을 텐데...  골목은 핏줄, 집들과 집들을 숨쉬게 한다. 그리고 그 골목으로 사람들이 흘러다닌다.  누구나 찍었을 철든놈 간판. 언어의 유희는 허파와 쓸게 중간쯤을 간지럽히는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그쪽이 가려워지기 때문이랄까...  비좁은 골목은 볕이 잘 들지 않는다. 집들이 가진 마음의 그늘. 때론 이렇게 비좁은 사이가 편안해질 때가 있다. 나를 꽉 안아주던 그 시작을 기억하게 해주거든.  계단은 두 가지 감정을 전달한다... 더보기
발작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만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奇蹟 아녀 「발작」 황지우 詩集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문학과지성, 1998) 中에서 ************************************************************************************************** 삶의 모습들, 어느 한 꾸러미로도 묶을 수 없는 '엄청한 다름'이 세상을 다르게 하는 힘이다. 당신은 나와 다르다 그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그 아름다운 일을 .. 더보기
가로등 혹은 속수무책 가로등이 휘파람 소리에 묻힌다. 아니면 가로등이 휘파람을 불고 있는 지도 모르지. 바늘 위에 달팽이...라고 낙서를 하던 나를 기억하고 폭풍이 몰려오던 그 날의 오후 속수무책 가벼운 마음으로 비를 기다리던 그 때도 기억한다 기억한다, 라고 이야기하던 가로등 밑의 그림자를 기억한다 더보기
네가 없는 곳 지금은 네가 없는 곳 하아얀 바람만 불에 타는 곳 여름해만 못 견디게 부서지는 곳 이따금 칼이 우는 곳 다시는 부를 수 없는 네가 아아 바람이 자는 곳 맨드라미도 자는 곳 저주받은 사랑만 불에 타는 곳 사랑마저 팔아버린 밤이 있는 곳 비겁하게 비겁하게 떠나 온 곳 개미처럼 살자고 너를 껴안던 곳 지금은 네가 없는 곳 허나 밤이면 억세게 나를 깨우는 네가 있는 곳! 「네가 없는 곳」 이승훈 詩集 『당신의 방』(문학과지성, 1986) 中에서 *********************************************************************************** 네가 떠난 자리에 여운은 남아 냄새로 남는다. 지천으로 흐드러진 꽃이 되고 나비가 된 기억은 그렇게 피어나는 봄과 함께 .. 더보기
50/50 50%의 확률. 물이 반 밖에 남지 않았나 아니면 반이나 남았나 긍정성에 대한 질문일 수 있겠지만, 생명이 달린 일이 되버리면 더 이상 언어유희적인 상황으로 남지만은 않는다. 살 확률이 50%나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죽은 확률이 50%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10%보다야 50%가 확률적으로 더 낫기는 하지만, 내가 운이 좋아 좋은 쪽의 50%에 들 가능성은 말 그대로 반반이기 때문이다. 50/50. 평범한 일상과 인간관계들이 시한부가 된 생명으로 인해 변해버린다. 내가 내일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이게 무슨 의미지? 근데 왜 하필 나지? 부정 - 분노 - 체념 - 긍정 정도로 진행되는 과정들. 정말 내게 일어날 수도 있다는 공포, 어떻게 삶을 꾸려가는 가 하는 것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가 하.. 더보기
Grand Canyon Grand Canyon.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곳. 오랜 기억의 풍화, 멈추는 그 때쯤 기억도 멈추고, 이 거대한 침식도 끝나리라 생각해본다. 더보기
Horseshoe Bend - Glen Canyon Bryce Canyon에서 89번 국도를 타고 남동쪽으로 3시간 가량 달리면 Glen Canyon Dam을 지나게 되고, 그리고 조그만 마을, Page에 다다르게 된다. 거기서 남쪽으로 15분 가량 더 내려가면 Horseshoe Bend라는 조그만 입간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넓은 공터로 된 주차장이 나온다. 거기에서 차를 대고 10분 정도 붉은 모래길을 걸어 들어가면 거기에 Glen Canyon에서 자락에서 내려온 콜로라도 강이 굽이도는 Horseshoe Bend를 만나게 된다. 사진으로 보면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지만 Bend 밑 부분에 나무 크기가 사람보다 조금 크다고 생각하면 조금 가늠이 되지 않을까. 보기에 아름다운 이 곳이 사실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Creek 전쟁의 격전지였다.. 더보기
Bryce Canyon Zion National Park에서 89번을 타고 북동쪽으로 황량한 길을 두어시간 달리면 Bryce Canyon City에 도착한다. 거기서 5분 정도 더 차를 달리면 Bryce Canyon.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침엽수림의 숲을 만나게 되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다가 왼쪽으로 들어가면 발 밑에 드리워진 광활한 붉은 계곡을 만나게 된다, Bryce Canyon. Zion national park이 붉은 암벽에 둘러싸인 분지라면, Bryce Canyon은 자연이 깎아놓은 흙과 바람의 결과물이다. 바람과 물과 호수와 바다가 기억하는 흙과 바위들의 기억, 그 빛깔은 붉고 흰 빛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