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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 Beautiful Season 265悲感. 푸른 하늘과 서늘한 바람, 아직도 조금은 뜨거운 햇살. 때로는 한없이 부드러운 때로는 한없이 서늘한 풍경으로. 모든 것은 마음 속에 그늘이 되어 가라앉는다. 내가 햇살이었던 시절. 손을 내밀고 싶었을까. 아니면 손을 흔들어 물결처럼 흔들리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119 그는 웃고 있었지만 불안을 감추지는 않았다. 햇살이 반짝 그의 이마에서 빛났다. 아직 그의 불안은 막연함에 기대어 있기에 바람 따라 오는 공기의 일렁임 만큼, 길모퉁이를 돌아가다 만난 잠깐의 슬픔만을 데리고 왔다. 모든 길들이 얽혀있었다. ● Bread - Aubrey, Album (1972) 더보기
빈 의자 길쭉한 목을 늘어뜨리고 해바라기가 서 있는 아침이었다 그 곁 누가 갖다놓은 침묵인가 나무 의자가 앉아 있다 해바라기 얼굴에는 수천 개의 눈동자가 박혀 있다 태양의 궤적을 좇던 해바라기의 눈빛이 제 뿌리 쪽을 향해 있다 나무 의자엔 길고 검은 적막이 이슬처럼 축축하다 공중에 얼비치는 야윈 빛의 얼굴 누구인가? 나는 손바닥으로 눈을 지그시 쓸어내린다 가을이었다 맨 처음 만난 가을이었다 함께 살자 했다 「빈 의자」 문태준 詩集『가재미』(문학과지성,2006) ****************************************************************************************** 가을엔 해바라기를 갖고 싶다, 어느 빈 하늘에 걸려있는 태양이라도 따다 볕바른 양지를 만들어 .. 더보기
그가 순례를 떠난 날 - 서울, 어느 하루 북경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한국, 서울, 8월, 어느 하루, 늦은 여름.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기운이 들었지만, 여전히 더웠다. 몇 가지 볼일들과 함께 한 서울에서의 마지막 순례... 삼청동 - 팔판동 - 소격동 - 사간동 - 경복궁 - 통의동 - 창성동 - 통인동 - 체부동 - 사직동 - 남대문 - 종로 - 동선동 더보기
그가 순례를 떠난 날 - 북경, 어느 하루.2 둘째날은 전날의 무리로 인해 좀 늦게 나왔다. 돌아다닌 장소는 두 군데지만(두군데가 너무 넓었다), 그래도 결국 7시간의 도보... 더 이상은 무리다,라는 생각... 천단공원(天壇, 텐탄궁위안) - 798 예술구(치쥬바 이수취) 천단공원, 기년전(祈年展) - 명, 청때 중국의 군주가 제천의식을 행하던 도교제단. 고대규모로는 가장 큰 제단이며,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 2006년 대대적인 복원/보수공사를 감행, 중국은 완벽히 복원된 세계 최대 재단이라 하지만, 직접 본 바로는 복원이라기보단 보수에 가깝게 진행되에 옛 정취와 느낌은 찾기 힘들다...아, 그 지나치게 덧칠된 처마며 기년전의 내부들... 한 가지, 황제는 기년전에는 가지 않고 원구단에서 제의만 치렀다. 황궁우(皇穹宇)에서 기년전.. 더보기
그가 순례를 떠난 날 - 북경, 어느 하루 천안문광장 - 중국 국가 박물관 - 모주석기념당(毛主席記念堂) - 인민대회당 - 정양문(正陽門) - 전문대가(前文大街) - 경산공원 - 북해공원(베이하이) - 십찰해(什刹海, 쓰차하이) 꼬박 9시간의 도보. 지하철과 버스의 약간의 도움과 함께... 날은 많이 더웠지만 견딜만 했고, 하늘은 정말 맑고 푸르렀다. 인민 대회당: 특별한 건 없지만, 그래도 뉴스에서 보던 장소니까... 모주석기념당: 개관시간이 오전 11시까지. 가고싶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중국 국가 발물관: 특별전까지 보는 데 대략 3시간 정도 걸렸다. 남관 북관으로 나뉘어 있고, 표를 온라인으로 사면 줄을 서서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경산공원에서 바라본 북해공원 경산공원에서 바라본 자금성: 이 날의 순례 중, 제일 좋았다. 시원한 바람에 날.. 더보기
그가 순례를 떠난 날 - 首尾雙關 400. 수미쌍관首尾雙關. 베이징에 도착하는 날, 그리고 떠나는 날 모두 비가 내렸다. 물론 우연이다. 그리고 많은 것들이 그런 우연에서 비롯된다. 315. 우정의 깊이는 그 우정의 지속 기간보다 우정의 나이, 관계가 시작된 나이에 비례한다. 그것은 순수에 대한 본능적인 갈망, 잊고 있었던 혹은 의도적으로 버렸던 아름다웠던 '나'에 대한 속죄이자 회귀에 대한 갈망이다. 삶에 구속된 나를 포함한 친구들은, 그렇게 추억을 위해, 아름다운 나를 기억할 수 있는 거울의 시간을 위해 반짝, 불꽃을 태우고,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247. 많은 것들을 여행에서 바란다. 우연의 해후, 혹은 일방적인 교차. 물론 일상에서는 그런 일들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많은 영화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런 의미의 꿈에 관.. 더보기
기우뚱... 이 기우뚱한 느낌은 양가의 감정이 가져다주는 불안과 희열의 결과다. 기울어지는 것, 균형이 깨어진다는 것. 주섬주섬 챙겨서 일어서야한다는 것. 예정에 없던 오래된 일과와 함께 그가 순례를 떠난 날 @ 잠깐 들린 인천공항 in August 더보기
어둡거나 혹은 희미하거나 127. 선택과 기회. 언제나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건 본능이겠지. 때론 그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어기제가 되기도 한다 - 요즘 자살률이 높은 걸 보면 그 개인적인 방어기제들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겠지, 혹은 資本主義의 이면일수도 - 하지만 언제나 선택에는 의문과 불안이 슬며시 끼어들곤 한다. 그리고 어떤 결과이든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르지 않다. 때론 스스로가 초래하는 그런 상황들이 불만스럽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313.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희미하지만 떠오르는 인상들. 오래전 만났던 사람들.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삶들을 살고 있겠지. 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희미하게 떠올릴까... 264. 생각은 꼬리가 있다. 날 것일까 아님 물 속 것일까... 더보기
소리는 바람을 따라 흐른다 243. 소리는 바람을 따라 흐른다, 그리고 바람을 만들어 타고 날아오르기도 한다. 기억은 시간을 따라 흐른다. 그리고 시간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거꾸로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흐릿한... 116.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Deja Vu. 그럴 수도 있을 거야, 문득 지난 일들과 또 불확실한 것들에 대한, 짐작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불안이 밀려왔다.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살아만 있으라고 당부를 하지만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 또한 얼마나 힘든 일인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어디에 서고 싶은지. 새로운 결정을 해야할까. 311. 관계들, 얇은 허물처럼, 바람에 날아가버릴 정도로 가벼운. 허공에 떠다니는 말들. 의미없는 웃음들... 177. "How happy is the blameless v.. 더보기
장미-겨울 독백 217. B612에서 따온 장미...비어있던데. 괜찮을까... 175. Random Thoughts, for Valentines day, 2004. The day's a holiday invented by greeting card companies, to make people feel like crap. I ditched work today. Took a train out to Montauk. But I don't know why. I'm not an impulsive person. I guess I just woke up in a funk this morning. I have to get my car fixed......It's goddamned freezing on this beach. Montauk.. 더보기
슬픈 담 45. 담은 슬프다. 빼곡히 들어차있어서 절대로 빠지면 안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돌 하나 빠져도 담이 무너지지는 않는 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존.재.인.식. 그런 슬픈 담 너머, 사람들이 떠나 간다.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았다. 회귀는 본능에서만 움직이는 지도 모르지. 그렇게 우리는 떠나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친구가 동료가 가족이 떠나간다. 내가 떠날 때도 그랬겠지, 누군가는 남아서 거기를 지키고 있었겠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 사랑하기 때문에 by 유재하 더보기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210. 맑은 날,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부칠 수 없는 오래된 습관 영원히 돌아도 멈추지 않을 것 같은 기억도 이젠 나를 놓아줄 것 같아 그렇게 긴 숨으로 이마에 드리운 그늘을 걷어내며 눈을 찡그리며 하늘을 보고 있어요 환한 저 바퀴 너머 푸른 하늘을 ● Gymnopedies by Eric Sati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