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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poem

폭풍이 지난 오후 검은 구름과 폭우와 돌개바람이 지나가고 난 후마치 거센 운명이 삶을 휘돌아치고 날아간 것 처럼삶과 죽음이 그리 멀리 있지 않듯 푸른 하늘이 드리웠다얼마나 아름다운가, 산다는 것이, 견딜만한 고통을, 지난한 슬픔을 지나그렇게 언제나 갖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자각할 수 있다는 것이.하늘이 구름이 네가 그리고 우리가항상 여기 있었다 @ Community bayou after the historical storm... 더보기
Total Eclipse 개기일식. 98년 만에 북미를 관통하는 거라 하루가 떠들썩했다.Total Eclipse zone이 아니라 67% 부분일식이긴 했지만, 사람들과 옥상에 올라가 구경을 했다. 사실 이런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깜빡잊고 카메라와 필터를 챙겨가지 않아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 건진 사진이 이거 한 장...67%로는 육안으로는 거의 변화를 느끼기 힘들었다. 밝기도 전혀 변화를 느낄 수가 없었고. 다음번 개기일식이 2024년이고 Total Eclipse zone에 더 가까와지니 그때를 기다려봐야겠다...예전 개기월식 사진은 덤 :) 더보기
결, 마음, 길 ● Long and Winding Road by Beatles 그대에게 가는 길은 길고 험했다 내가 알 수 없는 방황으로 헤메일 때도, 왜 여기 남겨져 걷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도 내가 걷던 그 길은, 결국 그대에게 이르고 있었던 것 그 길이 어디 쯤에서 끝날 지, 어디에서 나를 슬픔으로 지치게 만들런지, 모른다 그대를 만나기 위해 많은 시간 동안 나는 혼자였고, 또 혼자였고, 혼자 울었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그 길을 걷고 있다 먼 길을 돌아 나를 여기 남겨둔 그대에게, 그대에게 가고 있다 더보기
어제와 나와 밤의 이야기 우산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 그게 나는 아니다 모자를 쓴 사람이 있다 그건 나였을 수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을 전하려 할 때 뿌리가 깊어서 꺽이지 않는 나무구나 비는 오늘만 오는 거이 아니고 내일은 오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불투명한 얼굴 내일 또 공원에 갈 것이다 벤치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잠깐씩 어제를 생각할 것이다 어제는 구름같고, 쟁반같고, 빙하같고, 비탈 같고, 녹고 있는 소금같다. 햇빛에 투명해지는 초록같고, 안부를 묻는 부케같고, 부은 손 같다. 상한 빵 같고, 어랜 개의 솜털 같고, 바닥에 떨어진 동전 같다. 어제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알 수 없는 기분이 되어 공원 앞 찻집에 앉으면 또 생각하게 된다 어제는 많은 일이 있었다 어제는 어제를 버릴 수가 없었다 가방에 담긴 것이 무.. 더보기
사진 없는 글 사람을 길게 만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지쳐있었다고 해야하겠지만 결국 개인의 정체성의 시작은 스스로의 근원에서 시작하는 것. 나를 볼 수 있는 건 거울을 통해서이듯 그 정체성을 확인하고 다양하게 색을 입히며 그 색이 어떻게 빛나는 가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는 타인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녹음해 들은 내 목소리가 내가 듣던 것과 사뭇 다른 것에 놀라듯, 내가 이해하고 규정한 나는, 내가 투사하고 싶은 욕구에 대한 반향일 뿐. 설사 그것이 나라고 해도 극히 일부분의 모습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했다.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다양한 경우에 비치는 나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내가 그대를 그리고 그 뒤의 커다란 세상을 이해하는 길이라는 것을... 비가 주룩주룩...며칠 동안 오락가.. 더보기
오래전 어느 언저리 쯤... 200.언젠가 나도 그렇게 어떤이의 따뜻한 눈길을 받은 적이 있었다그렇게 물끄러미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거슬러 가야하는 그 어느 따뜻한 봄날... ● Can't Smile Without You by Barry Manilow 더보기
길에 대한 이야기 어떤 것은 아무렇지 않은 사소한 시작을 가질 수도 있다. 내가 광활한 Southwest Texas를 횡단할 것이라고, Boyhood란 영화를 보면서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또 다른 Mexico 국경에 서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내가 어디에서 흘러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 끝은 어디가 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사소한 시작이 가져다 주는 나의 이야기들이 길고 긴 시간이 되어 나를 만들고 내 시간을 이어붙이며 내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 안에서 긍정적이고 합리적이며 이상적인, 비루한 시간들을 끊임없이 뒤로 하는 그런 의지로부터, 나에 대한 進步가 있기를.여기 길에 대한 영화와 그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들도 함께. 지난 길 위의 이야기로부터 Big Band National Park에.. 더보기
푸르른 날 비행기를 타고 3시간을 날아와 고향에 들렀다. 바람은 서늘하고 햇볕은 뜨겁다. 푸른 날들이 이 곳에 있었고, 나의 시간들도 여기 함께 있었다.그리움은 바람처럼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기억을 오래된 시간 속에서 날려올린다.거기 내가 있었다, 밝은 햇살, 물결, 눈부시던 나의 푸른 날들...... ● Homesick - Kings of Convenience 더보기
가끔은, 문득, 어쩌다가 가끔은 소통의 길에 대한 생각을 한다. 이 블로그를 시작한지 6년 반이 넘었다. 게으른 포스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과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리적 거리와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정말 오랫동안 많은 것들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것도 사람의 일이었다. 일상에서 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고 또 떠나갔다. 문득 나는 무엇을 나누고자 하는 것일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의 글로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나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일까. 별다른 소통없이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본다. 혹은 많은 분들과 많은 것들을 나누는 분들도 있다. 그것도 그저 삶의 이야기이다. 어쩌다가 만나게 될 '친구'들을 묵묵히 .. 더보기
길 위의 이야기 길 위의 이야기 혹은 길을 따라가는 그런 이야기. 여행을 하는 동안은 언제나 길과 함께 한다. 지나치는 풍경들을 훑어가며 지나치지 않은 기억들이 내 삶의 한 시간에 날아와 자리잡기를, 그리고 불현듯 떠올라 내가 지나간 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그때의 나를 기억할 수 있도록. 지난 가을, Big Band National Park을 가던 길, Southwest Texas, 그 가을의 이야기를 찾아야겠다. 그리고, 이야기에 대한 노래... ● The Story - Brandi Carlile 더보기
맑은 날 198.오래전 그때, 그 맑은 날, 기다리던 날나는 물끄러미 땅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아니다, 땅에서 땅으로 숨어드는 숨결을 바라보고 있었다기다리고 있었다 그 시간을 물끄러미 기다리고 있었다 그랬다... 500. 사고가 있었고 아팠다. 기억이 흐릿해질 때까지 천천히 기다렸다삶과 죽음의 길은 넓고 광활하기도 하지만 細絲처럼 좁고 좁기도 하다무언가 기다란 끈이 나를 훑고 지나갔다뒤돌아 봤을 때 기다란 그림자만이 남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Áspri méra ke ya mas (There will be better days, even for us) - Agnes Baltsa 더보기
봄, 絃위에 춤을 추는 그대에게 219. 아니다 아니다 그대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을 때 그대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지 몰랐던 거라 생각합니다.완전하게 저 심연의 낭하에 떨어뜨려 놓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기어이 그 오랜 시간의 녹을 뚫고 비집고 나왔을 때의 그런 당혹을,그대가 한 말을 기억하며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합니다, 나는.그대가 닫아 놓은 문 앞에서 그렇게 그렇게 속삭입니다... 327. 하나, 둘, 셋…내가 가진 시간을 세어보자. 얼마나 있을까. 알 수 없는 것이 무한일 수 없지만, 한계를 모른다는 건 여전히 무모할 수 있다는 것. 어디로 흘러가던 지켜야할 것들을 하나 둘 셋, 버리는 것이 내가 가진 시간을 유한히 연장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리라. 팽팽히 삶을 현을 당겨야겠다, 갈비뼈가 아릴 만큼, 꽉. 285.그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