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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작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만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奇蹟 아녀 「발작」 황지우 詩集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문학과지성, 1998) 中에서 ************************************************************************************************** 삶의 모습들, 어느 한 꾸러미로도 묶을 수 없는 '엄청한 다름'이 세상을 다르게 하는 힘이다. 당신은 나와 다르다 그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그 아름다운 일을 .. 더보기
가로등 혹은 속수무책 가로등이 휘파람 소리에 묻힌다. 아니면 가로등이 휘파람을 불고 있는 지도 모르지. 바늘 위에 달팽이...라고 낙서를 하던 나를 기억하고 폭풍이 몰려오던 그 날의 오후 속수무책 가벼운 마음으로 비를 기다리던 그 때도 기억한다 기억한다, 라고 이야기하던 가로등 밑의 그림자를 기억한다 더보기
네가 없는 곳 지금은 네가 없는 곳 하아얀 바람만 불에 타는 곳 여름해만 못 견디게 부서지는 곳 이따금 칼이 우는 곳 다시는 부를 수 없는 네가 아아 바람이 자는 곳 맨드라미도 자는 곳 저주받은 사랑만 불에 타는 곳 사랑마저 팔아버린 밤이 있는 곳 비겁하게 비겁하게 떠나 온 곳 개미처럼 살자고 너를 껴안던 곳 지금은 네가 없는 곳 허나 밤이면 억세게 나를 깨우는 네가 있는 곳! 「네가 없는 곳」 이승훈 詩集 『당신의 방』(문학과지성, 1986) 中에서 *********************************************************************************** 네가 떠난 자리에 여운은 남아 냄새로 남는다. 지천으로 흐드러진 꽃이 되고 나비가 된 기억은 그렇게 피어나는 봄과 함께 .. 더보기
50/50 50%의 확률. 물이 반 밖에 남지 않았나 아니면 반이나 남았나 긍정성에 대한 질문일 수 있겠지만, 생명이 달린 일이 되버리면 더 이상 언어유희적인 상황으로 남지만은 않는다. 살 확률이 50%나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죽은 확률이 50%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10%보다야 50%가 확률적으로 더 낫기는 하지만, 내가 운이 좋아 좋은 쪽의 50%에 들 가능성은 말 그대로 반반이기 때문이다. 50/50. 평범한 일상과 인간관계들이 시한부가 된 생명으로 인해 변해버린다. 내가 내일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이게 무슨 의미지? 근데 왜 하필 나지? 부정 - 분노 - 체념 - 긍정 정도로 진행되는 과정들. 정말 내게 일어날 수도 있다는 공포, 어떻게 삶을 꾸려가는 가 하는 것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가 하.. 더보기
Grand Canyon Grand Canyon.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곳. 오랜 기억의 풍화, 멈추는 그 때쯤 기억도 멈추고, 이 거대한 침식도 끝나리라 생각해본다. 더보기
일용할 양식.2 이번에 공수해 온 일용할 양식.2 이번엔 건축과 집 관련 서적으로......어쩌다 보니 보통의 책이 3권이나. 시오노 할머님의 책도 곁들여서. ㅎㅎ 더보기
Horseshoe Bend - Glen Canyon Bryce Canyon에서 89번 국도를 타고 남동쪽으로 3시간 가량 달리면 Glen Canyon Dam을 지나게 되고, 그리고 조그만 마을, Page에 다다르게 된다. 거기서 남쪽으로 15분 가량 더 내려가면 Horseshoe Bend라는 조그만 입간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넓은 공터로 된 주차장이 나온다. 거기에서 차를 대고 10분 정도 붉은 모래길을 걸어 들어가면 거기에 Glen Canyon에서 자락에서 내려온 콜로라도 강이 굽이도는 Horseshoe Bend를 만나게 된다. 사진으로 보면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지만 Bend 밑 부분에 나무 크기가 사람보다 조금 크다고 생각하면 조금 가늠이 되지 않을까. 보기에 아름다운 이 곳이 사실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Creek 전쟁의 격전지였다.. 더보기
Bryce Canyon Zion National Park에서 89번을 타고 북동쪽으로 황량한 길을 두어시간 달리면 Bryce Canyon City에 도착한다. 거기서 5분 정도 더 차를 달리면 Bryce Canyon.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침엽수림의 숲을 만나게 되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다가 왼쪽으로 들어가면 발 밑에 드리워진 광활한 붉은 계곡을 만나게 된다, Bryce Canyon. Zion national park이 붉은 암벽에 둘러싸인 분지라면, Bryce Canyon은 자연이 깎아놓은 흙과 바람의 결과물이다. 바람과 물과 호수와 바다가 기억하는 흙과 바위들의 기억, 그 빛깔은 붉고 흰 빛이다. 더보기
Zion National Park Zion National Park, 높은 고원과 좁고 깊은 사암들, 돌탑들과 메사들의 고향. Zion National Park, Utah. 더보기
바람이 불어오는 곳 바람이 불어오는 곳.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부드러움을 건너 4월의 문을 두드리는 그 길, 바람이 불어오는 곳 동그랗게 꽃씨처럼 세상과 단단한 껍질을 사이에 두고 언젠가 찾을 길고 오랜 시간들을 위해 지금 녹이 깃든 내 生存의 방향을 돌려 놓고 그 고요한 적막을 견디고 있다. 두번 째 ● I'll Never Find Another You by the Seekers 더보기
소소한 지름 오랫동안 기다리고 망설이고 한 끝에 눈 딱감고 사버리고 말았다. 일주일 쯤 썼는데 정말 좋기는 하지만, 엊그제 카드값 결제 후엔 허무한 느낌이...T.T 사진이 대중예술이 되어버린 과정은 카메라 기술의 발전과 보급화에 큰 영향이 있다. 초창기 DSLR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요즘은 어디를 가도 DSLR 카메라를 들고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카메라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을 찍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수많은 사진 블로그가 매일 엄청한 사진들을 쏟아낸다. 이렇게 사진은 다른 예술과는 달리 이제 대중예술이 되어버렸다. 전문성과 비전문성의 경계가 허물어져 수많은 아마추어들의 아름다운 사진을 도처에서 볼 수 있다. 다른 예술 분야와는 달리 사진이 가지고 있는.. 더보기
빛, 나눌 수 없는 자연의 색은 빛으로 또 다른 색을 만들어낸다. 그 태양이 만들어 내는 그 빛은 자연을 대상으로 시시각각 또한 다른 빛깔을 만들어내고, 그래서 도통 자연은 어느 한가지로 정해놓은 수 없는 다양한 빛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삶 또한 그렇게 한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빛을 가지고 있다. 다만, 어떤 편의나 실리로 포장된 질서들에 의해 과도하게 나누어진 몇 가지 유형들로 우리들의 삶이 나뉘어지고 있을 뿐이다. 그런 자연의 빛을 찾던 길 @ Zion National Park, Utah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