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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poem

6月의 詩: 봄이 씌다 노랑꽃들과 분홍꽃들과 갈색 덤불 위에 너의 연록빛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평화롭고 우아한 여린 초록이 내 눈에 씌었다. 보도 블록에도 버스표 판매소에도 마주오는 사람의 얼룩에도 지나가는 버스에도 건너편 유리벽에도 허공에도 하늘에도 너의 그림자가 어룽댄다. 세상이 너의 어룽 너머로 보인다. 그리고 이 소리는 무엇일까? 이것은 소리일까? 이 기분 좋은, 조용히 부풀었다가 잦아들고 하는 이 것은 너의 호흡 햇빛 속에 여려졌다 짙어지는 녹색의 현들. 오늘 나는 온종일 상냥하다. 너의 그림자 속에서, 휘늘어진 너의 가지들은 햇빛 속에서 주의 깊고 온순하게 살랑거렸다. 내 마음은 그 살랑거림 속에서 살랑거린다. 너의 이파리들 속에 얼굴을 파묻고 오래도록 너를 껴안고 싶다. 너의 여림과 고즈넉함이 나의 몸에 베일 .. 더보기
Golden Slumbers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 Sleep, pretty darling do not cry And I will sing a lullaby Golden slumbers fill your eyes Smiles await you when you rise Sleep, pretty darling do not cry And I will sing a lullaby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 Sleep, pretty darling do not cry And I will sing a lullaby.. 더보기
어제의 오늘과 바람과 하늘과 햇살의 내일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5月의 詩: 빛이 밝아서 빛이라면 내 표정은 빛이겠다 너에게 불쑥, 하나의 세상이 튀어나왔을 때 나에게는 하나의 세상이 움푹, 꺼져버렸어 그날부터 웃기만 했어 잘 살펴보지 않으면 속을 알 수 없지 원래 어둠 속에 있는 건 잘 보이질 않지 빛을 비추면 나를 알아주지 않을까 싶어서 웃기만 했어 얼마나 오래 이럴 수 있을까 정말 웃기만 했어 처음으로 검은 물을 마셨을 때 빈자리의 결핍을 보았어 결핍에게 슬쩍 전화를 걸었는데 받았어, 받았어 결핍이 맞았던 거지 나는 오 년 뒤에 아빠보다 나이가 많아질 거야 그날은 시장에서 사과를 고를 때보다도 더 아무 날이 아닐 것이고 골목을 떠도는 누런 개의 꼬리보다도 더 아무 감정도 별다른 일도 없겠지 「빛이 밝아서 빛이라면 내 표정은 빛이겠다」 이원하 詩集『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문학동네, 2020) 中에서 나와 .. 더보기
Kodachrome, 아날로그에 대한 송가 코다크롬(Kodachrome) 코다크롬(Kodachrome), 1935년에 출시된 이 필름은 단종될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Brand의 Film이었고 감색법(Subtractive color method)을 사용한 최초의 외형 발색식 칼라 포지티브 필름이었다. 코다크롬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사진 기술력의 예기치 못한 발전”의 결과라는 평을 받았는데, 코다크롬은 예외적으로 사진 재현력의 최고 수준을 전반적인 컬러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성취했기 때문이다. 코다크롬의 발매 다음 해인 1936년 독일의 아그파(Agfa)사가 아그파컬러-누(Agfacolor-Neu)라는 컬러슬라이드 필름을 내놓았고, 코닥 역시도 1942년에 코다칼라(Kodacolor)라는 칼라네거티브 필름을, 1946년에는 엑타크롬(Ekta.. 더보기
어떤 바다 297. 또 다른 바다를 갔다 바다는 늘 거기에 있고 늘 다른 모양이다 아니다 아니다 달라지는 건 나다 너를 보는 내가 달라지고 있었던거다 너는 아무 잘못이 없다, 너는 그렇게 고요하고 쓸쓸하게 잔잔히 미동하는 너는 2단지 | 모래알 안녕바다 | 그곳에 있어줘 더보기
아몬드에 나를 더하라 헤아려라, 너를 깨어 있게 했던 고통스러웠던 것을, 그것에 나를 더하라. 네가 눈을 떴을 때, 아무도 너를 쳐다보지 않았을 때, 내 너의 눈을 찾아 비밀스런 실 한 가닥 자으니, 네가 잊지 않던 이슬은 그것을 타고, 누구의 가슴에도 이르지 못한 말씀이 지키는, 단지로 흘러내렸다. 그제서야 너는 너의 것인 그 이름 안으로 온저히 들어섰다, 당당한 걸음으로 너 자신을 향햐여 갔다, 너의 침묵의 종을 달아 둔 누각 안에서 채가 한껏 흔들렸다, 귀기울여 듣던 말이 너에게 와 닿았고, 죽은 것이 너와 어깨동무를 하고, 너까지 셋이서 너의는 저물녘을 지나갔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라. 아몬드에 나를 더하라. 「아몬드를 헤아려라」 파울 첼란 詩選集 『죽음의 푸가』(청하, 1986) 中에서 파울 첼란은 아도르노가 비인간.. 더보기
4月의 詩: 황무지 황무지(The Waste Land) ─ T.S. 엘리엇 '한번은 쿠마에서 나도 그 무녀가 조롱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지요. 애들이 물었을 때 그네는 대답했지요. ' 보다 나은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1 죽은 자의 매장 (The Burial of the Dead)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슈타른버거 호(湖)너머로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여름이 왔지요. 우리는 주랑(柱廊)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 시간 동안 얘기 했어요. 저는 러시아인이 아닙니다. 출생은 리투아니아지만 진짜 독일인입니다.. 더보기
일요일의 노래 환한 오후의 햇살 속, 고요한 노래들... 햇살이 따가운 3월의 마지막 주 밀린 영화보기 약먹고 낮잠자기 Jo Stafford | No Other Love (Movie 'The Master' OST) Evgeny Kisssin | Frederic Chopin, Etudes Op.10 No.3 In E "Tristesse" - 'No Other Love' Sampling Song Arne Domnerus, Gustaf Sjokvist | Aniphone Blues (Movie 'The Two Popes' OST) 더보기
Yester Me Yester You 노란 은행나무 날리는 가로수길을 걸어가던 때 그 때의 따뜻한 공기를 안고 날아오는 바람의 무게, 공원 벤치에서 듣던 노래를 따라 흐르던 노을의 바람, 당신들과 하염없이 웃고 떠들던 그 누추한 술집의 낡은 냄새, 조그만 호수의 낮, 그 한없이 맑고 부드러웠던 오후의 햇살, 톡 톡 톡 처마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던 그날의 마음, 어느 토요일 아침 이제 막 옷을 다 입고 신발 끈을 매고 밖으로 나가 이른 아침 봄날 햇빛 속에서 서 있는데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평안과 기쁨을 억누를 수 없는, 황홀한 느낌이었다. 그 모든 순간들, 나를 살아있게 생각했던 순간들, 나날들. 항상 삶과 그리고 죽음을 생각했다. 무엇이 나를 있게 하고 생각하게 하며 무엇이 나를 끝으로 이끄는 지를. 그 의미를 알게될 때 그 모든 순.. 더보기
3月의 詩: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그 젊은이는 맨방바닥에서 잠을 잤다 창문으로 사과나무의 꼭대기만 보였다 가을에 간신히 작은 열매가 맺혔다 그 젊은이에게 그렇게 사랑이 찾아왔다 그녀가 지나가는 말로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는 그때까지 맨방바닥에서 사랑을 나눴다 지하 방의 창문으로 때 이른 낙과가 지나갔다 하지만 그 젊은이는 여자를 기다렸다 그녀의 옷에 묻은 찬 냄새를 기억하며 그 젊은이는 가을밤에 맨방바닥에서 잠을 잤다 서리가 입속에서 부서지는 날들이 지나갔다 창틀에 낙과가 쌓인 어느 날 물론 그 여자가 왔다 그 젊은이는 그때까지 사두고 한 번도 깔지 않은 요를 깔았다 지하 방을 가득 채우는 요의 끝을 만지며 그 젊은이는 천진하게 여자에게 웃었다 맨방바닥에 꽃무늬 요가 펴졌다 생생한 요의 그림자가 여자는 그 젊은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더보기
기다림이 그대를 기다리는 오후 가을 나무처럼 말라가는 햇빛이 서 있었다 관촉사 입구에 늘어선 가판대엔 기념품 파는 사람들이 안 보인다 다만 한 할머니 먼지를 뒤집어쓴 목각불처럼 미소 짓고 있다 명부전이 둥글게 숨을 쉬고 있었다 황급히 빠져나오다 미륵불 과 마추쳤다 돌 속 에 갇힌 백제의 凡夫가 두 눈을 지그시 뜨고 기다리는 여인 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는 길에 할머니는 그저도 있었다 그녀를 스쳐가자 갑자기 등뒤로 왁자지껄한 터 소리가 들리고 닭이며 돼지가 나다니며 흥에 겨 운 씨름판 함성이 떠들썩하다 목메인 흐느낌이 아련히 들려왔다 전 저를 파먹 으며 살아요 당신을 기다리며 영원히 햇빛은 그녀 얼굴에서 앳된 분홍잎을 찾 아내고 있었다 「은진엔 기다림이 있다」 윤의섭 詩集 『천국의 난민』(문학동네, 2000) 中에서 네가 오기로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