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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길의 이야기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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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月의 詩: 네가 그리울 때만 환했다 막다른 골목을 돌아설 때면 불현듯 네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너는 불우한 약속처럼 돌아왔다 이처럼 어설픈 아픔도 그리움이 될 수 있던가 아픔은 흉터처럼 또렷해서 상처나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나는 자주 돌아오는 것에 대한 확신을 잃었다 봄에 피는 꽃들은 무슨 소리로 말할 수 있을까 한밤중이 지나면 소문처럼 네가 피었다 네가 그리울 때만 나는 환했다 「목련이 필 때면」 박찬호 詩集『나는 네가 그리울 때만 환했다』(문학의전당, 2019) 中에서 어긋나는 건 시간 뿐일까. 스치듯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 너와 내가 어긋나고 있다면 그것은 시간을 잘못 읽은 탓이다. 그래서 그대와 나는 여기 다른 시간에 서있다. 짙은(Zitten) | 곁에 더보기
고요의 조화를 찾아서, 영화 <the SOUND of SILENCE> 도시의 거리들, 건물들, 자동차들,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들로 우리의 공간은 꽉 차있다. 그것은 마치 그 모든 소리의 진원지들이 일제히 우리에게 총구를 겨누어 그 온갖 소음들로 우리를 사격하는 것과 같다. 밤이면 건물들과 광장들과 자동차들이 불빛들로 들어올려지고 높이 떠 올라있는 도시에서 우리는 그 소음들과 함께 부유한다. 그리고 그 부유가 잦아들 새벽, 지친 소리들이 잠시 쉬고 있는 그 여명의 시간, 잠깐 동안 침묵과 그 침묵이 헌사한 고요가 찾아온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 피터 루시안(Peter Lucian). 그의 작업은 사람들의 집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음들을 평가하여 불안, 우울, 피로의 원인을 찾아 사람들에게 고요의 평화를 찾아주는 직업, 하우스 튜너(House Tuner)다.. 더보기
서울, 2020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2020년를 위한 2019년의 치환묶음 사진 곰곰히 생각해보아야할 문제 詩와 哲學을 위한 話頭, 2020 운율(韻律) 詩에서 음성조직이 이루는 수사적이고 미학적인 효과. 운과 율격을 통칭하는 소리의 일정한 규칙적 질서. 내재율, 외형률(음수율(글자수의 반복적 배치), 음보율(반복적인 끊어읽기), 음위율(라임), 음성률(음의 장단, 강약, 청탁, 고저를 이용)) 삶의 운율. 은유(隱喩) 미메시스(mimesis). 모방의 여러 형태들이자 인간의 감정, 성격, 심리를 흉내낸 것. 재현과 모방. 예술의 창조적 근원, 메타포. 모방의 은유는 인간의 실존적 범람으로 인한 인간의 정수의 감수성에 대한 투영. 은유는 깊은 사색을 통해서만 발현되는 영혼의 깊은 샘물(詩學) 은유와 환유, 선택과 결합. 같지 않은 것을 같은 것으로 보기. 본질에 대한 새로운 질.. 더보기
돌아가는 먼 길, 不醉不歸 어느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만 없다 「不醉不歸 」 허수경 詩集 『혼자가는 먼 집』(문학과지성, 1992) 中에서 오래전 길들인 .. 더보기
호프만의 이야기 호프만의 이야기 (Les Contes d'Hoffmann: The tales of Hoffmann). 자크 오펜바흐(Jach Offenbach, 1819-1880)의 눈먼 사랑에 대한 서사를 위한 3가지 기묘한 만화경같은 오페라. 올랑피아와 줄리에타, 그리고 안토니아는 모두 스텔라의 다른 현현이다. 부질없는 철없는 사랑이 그 처음이며 어긋나고 비껴가는 불우한 사랑이 그 둘이며 관능적이고 파멸적인 사랑이 그 셋이다. 그 모든 사랑은 호프만의 이루지못한 사랑이며 그리고 스텔라와의 현실의 흩어진 사랑이기도 하다. '예술가는 고통과 좌절을 통해 더욱 숭고한 예술을 창조할 수 있게 된다'고 속삭이는 위로는 또 다른 사랑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마이클 파웰/에메릭 프레스버거 감독의 영화 분홍신(1948)의 보리.. 더보기
The Irishman (2019) 마틴 스코세시 감독의 2019년 영화, The Irishman. 영화는 찰스 브랜스의 논픽션 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한 노동운동가이자 전미트럭운송노조인 팀스터스 (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s)의 노조위원장이었던 지미 호파(Jimmy Hoffa) 실종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20세에 트럭운전노동자 파업에 참여하면서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협상력으로 노동자들의 우상이 되었으며 팀스터스의 위원장이 되면서 10만명의 노조를 230만명으로 키울만큼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문제는 그의 목표가 노동자들의 권익향상보다는 노조의 이익을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노조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면 마피아와 손잡을 만큼 불법적인 행위를 서.. 더보기
생일주간 얼굴 없는 아버지에게 모우터싸이클을 타고 가을의 환한 햇빛 속을 달려나갈 때 나는 녹슬어버렸다 그건 당신의 이마를 향하여 돌을 던지는 것인데 당신은 얼굴이 없으므로 그 돌은 명중할 수 없다 오늘 나의 생일에 창문마다 불빛 하나씩 내다 건 거리의 끝에서 자욱한 새벽 안개 속에서 내가 당신의 어두운 윤곽으로 거리를 나올 때 당신은 나에게 무어라 잔등 두드리겠는가 나의 물그릇은 아침에 버리는 물 속에 함께 내버려져 저녁 가을 강이 붉게 녹스는 것을 도와 주고 바다가 소금을 결정할 때 손쉽게 모여 소금이 될 것이다 한낮 가득한 돌들이 무거워지는 낯익은 소리들 자욱한 소리들 모우터싸이클을 타고 햇빛의 밖에서 저녁으로 달려올 때 당신은 아직 얼굴 없는 산이다 불타는 가을 산이다 「생일주간」 이문재 詩集『내 젖은 구.. 더보기
종이얼굴 가는 곳마다 햇빛이 무너졌다 얼마나 더 입술 깨무는 날들이 찾아올 것인가 그리고 종이가면이 펄럭거린다 누군가 지나가고 나는 고개를 돌려 뒤돌아본다 잎들의 포위를 견디다 못해 울음을 터뜨렸다 저녁의 나뭇잎, 저녁의 검은 새 왜 그럴까? 피가 부르는 피가 부르짖는 소리를 따라가보면 산사태지면서 타오르는 수천의 꽃, 꽃잎파리들 고요하여라, 저녁 햇빛속 거닐며 너의 무덤 너의 뿌리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지평선 서녘부터 동녘에 이르기까지 한떼의 소나기가 빛의 속도로 말달려간다 새로운 태양아래 강과 대지가 솟아오르려면 아직 천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한 생애가 뜻없이 불타오르는 동안 내 넋의 대장간에서 달궈지는 이 피묻은 사랑 씨줄 날줄로 얽어져 있는 세월의 무게 고스란히 끌어안으면 갑자기, 사과나무처럼 네가 보고 싶.. 더보기
세상을 바라보는 일곱가지 시선, 그 중의 비극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너무나도 유명한 찰리 채플린의 전언.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라는 말. 다른 의미에서 삶의 굴곡은 순간의 비극, 절망과 괴로움을 이겨낸 희극이라는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다. 힘들었지만 결국 그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낸 사람들의 후일담의 형식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미화된 시간의 굴곡은 결국 인생은 희비극이라는 명제. 연극의 종류에는 비극(Tragedy), 희극(Comedy), 희비극(Tragicomedy), 소극(Farce), 통속극(Melodrama)이 있고 이 연극의 종류는 결국 삶의 여러 형태들의 장르화인 것이므로, 연극에서 보여지는 우여곡절과 기승전.. 더보기